2015. 8. 13.

[사생관-메멘토모리]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사생관-메멘토모리] 슈베르트의 죽음과 소녀







[현악사중주 No 14 '죽음과 소녀' 2악장 슈베르트]


흑사병이 유행하던 중세 말부터 근대에 걸쳐 유럽 각지에서 산자와 죽은자를
적나라하게 대비시긴 '메멘토 모리 Memento mori, 죽음을 기억하라)와 관련
된 예술이 잇따라 등장했다.

그중에서도 특이한 것은 젊고 풍만한 육체를 지닌 처녀와 죽음의 신을 대비시
킨 이른바 '죽음과 소녀'를 다룬 작품들이다.

15세기 이후의 서양회화에는 죽음과 소녀를 주제로 한 작품들이 꽤 많다. 한스
발둥 그린의 '죽음과 소녀', 아돌프 해링의 '젊은 여인과 죽음의 신, 니콜라스
마누엘 도이치의 '죽음과 젊은 아가씨'등, 물론 이런 작품들은, 지금은 아무리
생명력 넘치는 미녀라도 언젠가는 늙어죽을 운명이라는 인생 무상론을 표현한
것이다.

 

[P. J. Linch ‘죽음과 소녀’]

[한스 발둥 그린 '죽음과 소녀]


매혹적인 미녀에게 죽음의 신이 달려들어 당장이라도 겁탈할 것 같은 그림에서
부터 한 소녀가 숙녀, 노파, 시체로 변모하는 그림에 이르기까지 생생하고 다양
하게 표현되어 있다.

-기류마사오 : 죽음의 역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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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베르트가 친구인 레오폴드 쿠펠바이저에게 보내는 편지에 썼다.

 “나는 내 자신의 불안한 운명을 느끼고 있습니다. 내가 속한 세계는 더없이 비
극적인 색채로 물들어 있죠.”
 “마치 죽는다는 것이 우리가 만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이라고들 말하지만 제
생각은 조금 다릅니다. 산꼭대기에서 내려다보는 장엄한 풍경을 보고 있노라면
우리들의 인생이라는 것도 아주 초라해 보입니다. 그럴 때, 과연 우리들이 그토
록 죽음을 두려워 해야만 하는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

 요컨대 슈베르트의 삶에서 죽음의 그림자는 삶의 이면으로서 지속적으로 작곡
가를 자극했다. 그는 현악 사중주 [죽음과 소녀]는 완성하는 데 2년이나 걸렸다.
그만큼 이 작품은 슈베르트가 심혈을 기울인 작품이었으며, 그의 어두운 정신과
삶을 반영한 음악적 자서전에 가깝다.

 슈베르트가 1824년에 완성한 현악 사중주 [죽음과 소녀]는 그의 나이 스물일곱
 살 때의 작품이다. 작곡가 자신은 이 곡을 ‘운명의 속삭임’이라고 말했으며, 영원
한 잠으로서의 죽음이 주는 유혹과 안락함의 의미를 담았다. 열다섯 살에 어머니
가 사망했으며, 열네 명의 형제들 중에서 오로지 다섯 명만 살아 남았고, 그 중
한 사람이 슈베르트였다. 이런 개인사를 감안해 본다면, 슈베르트가 작곡한 작품
들 중 50여 개에 달하는 곡이 죽음이라는 주제와 연관이 있다는 사실은 매우 의미
심장하다.

 슈베르트는 단악장짜리 소품인 [현악 사중주 D.103]을 제외한다면 모두 15곡의
현악 사중주를 작곡했다. 그 중에서도 [죽음과 소녀]는 가장 대표적인 곡이며,
슈베르트 음악의 핵심적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는 걸작이다. 이 작품에서 슈베르
트는 스무 살 때인 1817년 2월에 작곡했던 가곡 [죽음과 소녀]의 선율을 2악장
에 다시 사용했다. 독일의 시인 마티아스 클라우디우스의 시에 음악을 붙인 이
가곡의 가사는 죽음의 공포에 떠는 소녀와 그녀를 데려가려는 죽음과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는데, 내용은 대략 다음과 같다.

소녀: “죽음의 그림자여, 다가오지 마세요.
저는 죽음과 키스하기에는 너무 어려요”

죽음: “내게 다정한 손길을 주길 바란다. 난 너의 친구이며, 해치지 않는다.
꿈꾸는 소녀여, 내 품에서 편히 잠들거라.”
-발췌출처:



http://egloos.zum.com/ticketbook/v/863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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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으로 죽어가는 사람이 속출하고, 그밖에 전염병등 이 시대를 사는
사람들에게 죽음은 낯설지않은 현상이었다. 그나마 그리스도교의 천국
에 대한 보장이 인생에서 위안을 주었으리라, 그러나 ...

신앙을 갖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고, 인생은 짧다. 그래서 살아있는 동안
선하게, 그리고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며 살려고 몸부림친다.

잠시라도 나태하게 살다간 죽음이란 반갑지않은 손님에게 곧 잡혀가기
때문에.... 메멘토 모리를 외치는 것이다!

현대인를 사는 우리들은 애써 죽음을 외면하려고 한다. 하지만,  언젠가
우리에게도 죽음이 닥칠 것이다.

이를 기억하고, 실존적으로 인생을 살라는 말씀. 2015. 8. 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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