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화] 죽고 싶다는 할머니
어떤 동네에 90이 넘은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그런데 그 할머니는 눈만 뜨면
"빨리 죽어야 하는데 귀신은 뭐하나 나 같은 늙은이는 잡아가지
않고..."라고 매일 노래하다 시피 했다.
좋은 소리도 하루 이틀이지 죽고 싶다는 소리를 매일 듣는 자식들은
짜증이 나기 시작했다.
하루는 참다 못한 아들이 목사를 찾아가 어떻게 하면 좋겠냐고 상담
을 했다. 이야기를 듣고 난 후 목사는
"내가 좋은 방법이 있으니 맡기시오"라고 하였다.
할머니의 아들은 기분이 좋아서 집으로 갔고, 며칠 후 목사가 그 집에
심방을 갔다. 아니나 다를까 그 날도 할머니는 어린 손자를 붙들고
한탄을 하고 있었다.
"얘야, 사람이 늙으면 죽어야 하는데,
내 목숨은 왜 이렇게 질긴지 모르겠구나."
목사는 이 말을 놓칠세라
"할머니, 그렇게 빨리 돌아가시고 싶으세요?"
라고 물어 보았다.
"그럼요. 죽으면 영감도 보고 아프지도 않을 테니 얼마나 좋겠어요."
이 소리를 들은 목사는 어린 손자더러 저리 가라고 하고는 약병 하나를 내
밀면서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할머니, 이게 죽을 때 먹는 비상약입니다.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고 몰래 드세요. 그러면 할머니
소원대로 돌아가시게 될 거예요."
그랬더니 목사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할머니는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떨리
는 목소리로 말했다.
"목사님. 그게 무슨 소리입니까? 어떻게
목사님이 사람 죽으라고 약을 준단 말입니까?"
"할머니께서 매일 죽고 싶다고 하셨다면서요?
그래서 도와드리려고 그런 건데요."
"이거봐요 목사님, 늙은이가 죽고 싶다고 하는 것을 믿는단 말이예요?
처녀가 시집가기 싫다는 말, 장사꾼이 밑지고 판다는 말, 늙은이가
죽고 싶다는 말, 이게 3대 거짓말 아니예요."
"그래도 그런 소리 자꾸 하시면 남들이 할머니가 정말 죽고 싶어하는
줄 안단 말이예요. 그러니 다시는 죽고 싶다는 말하지 마세요."
그 후부터는 그 할머니 입에서 죽고 싶다는 말이 나오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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