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

[예화] 왕의 꽃



[예화] 왕의 꽃

 
어느 나라에 지혜로운 임금이 살았다. 임금님은 어느 봄날 온 백성들에게 꽃씨를
나누어주었다. 그 꽃씨로 싹을 내어 잘 길러서 가을에 임금님의 행차가 있을 때 
집집마다 그 꽃들을 가지고 나와 임금님을 기쁘게 하라고 명령을 내린 것이다.
 
마침내 가을이 되었다. 임금님의 행차는 약속대로 시작되었고 사람들이 저마다 
활짝 피운 꽃들을 가지고 나와 임금님을 향해 흔들며 환영을 했다. 얼마나 꽃들을 
아름답게 길렀는지 백일홍, 채송화, 장미꽃 등 온갖 꽃들이 만발했다.

그런데 그 동네에 참 가난한 집이 한 집 있었다. 두 모녀가 힘겹게 살아가는 집인데 
하필이면 이 집의 화분에만 꽃이 피지 않았다.

물도 주고 거름도 주고 정성을 다했지만 이 집에만 싹이 나지 않았다. 한 달이 지나
고 두 달이 지나도 꽃은 필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마침내 가을이 되었고 임금님의 행차가 시작된 것이다. 

결국 빈 화분을 든 채 너무나도 초라한 모습으로 두 모녀는 문 앞에 서있었다. 팡파
레가 울려 퍼지고 임금의 행차가 지나갔다. 온 동네가 축제의 무드임에도 불구하고 
임금님은 별로 기뻐하는 내색도 없이 오히려 수심만 가득했다.
 
마침내 그 행차는 가난한 모녀의 집 앞에 다다랐고 그들을 보는 순간 임금님은 기쁨
을 이기지 못하시고 행차에서 내리시어 두 모녀의 손을 덥석 잡고 마차로 인도하셨다.

동네 사람들도 심지어 모녀조차도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대궐로 돌아오신 임금님은
문무백관들을 불러 모아놓고 그제 서야 그 이유를 설명하였다.

지난 봄에 임금이 나누어준 씨는 쇳가루로 만든 가짜 씨였다는 것이다.
사람들이 서로 서로 눈치를 살피면서 가짜 꽃들을 피운 것이다.
임금님이 기대한 것은 아름다운 꽃이 아니라 정직한 마음을 원하신 것이었다.
쇳가루로 백일홍, 채송화, 장미꽃을 피웠으니 얼마나 기가 막히는 일이었겠는가?


오늘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거짓의 꽃을 피우는지 모른다.
 






1초후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