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12.

[예화] 꽃이 아니라 아이




[예화] 꽃이 아니라 아이



 옆집에 사는 데이빗은 다섯 살과 일곱 살 짜리 아이를 키우고 있다. 
하루는 그가 앞마당에서 일곱 살 먹은 아들 켈리에게 잔디 깎는 기계 사용법을 가르치고 
있었다. 잔디밭 끝에 이르러 어떻게 기계를 돌려세우는지를 설명하고 있는데 그의 아내 
잔이 뭔가 물으려고 그를 소리쳐 불렀다. 

데이빗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 고개를 돌리고 있는 사이에 어린 켈리는 잔디 깎는 기계를
 몰고 잔디밭 옆에 있는 화단으로 곧장 질주해 버렸다. 그 결과 화단에는 50센티 폭으로
시원하게 길이 나 버렸다.
 
 고개를 돌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본 데이빗은 순간적으로 이성을 잃었다. 데이빗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그 화단을 가꾸었으며 이웃의 시샘을 한 몸에 받아온 터였다. 

그가 아들을 향해 소리를 내지르려는 순간 재빨리 잔이 달려와 그의 어깨에 손을 얹으며 
말했다.
 
 "여보, 잊지 말아요. 우린 꽃을 키우는 게 아니라 아이들을 키우고 있어요."
 
 잔의 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자식을 가진 모든 부모들에게 가장 우선적인 사항이 무엇이어
야 하는가를 깨달았다. 아이들의 자존심은 그들이 부수거나 망가뜨린 그 어떤 물건보다도 
중요하다.
야구공에 박살난 유리창, 부주의해서 쓰러뜨린 램프, 부엌 바닥에 떨어진 접시 등은 이미
깨어졌다. 꽃들도 이미 죽었다. 그렇다고 해서 거기에다 아이들의 정신까지 파괴하고 그들의
생동감마저 죽여서야 되겠는가?
 
*
 
 몇 주 전에 나는 스포티하게 입을 수 있는 웃옷을 사러갔다가 가게 주인인 마크 마이클과 함께
아이들 키우는 문제에 대해 대화를 나누었다. 그는 일전에 아내와 일곱 살 짜리 딸아이를 데리고
저녁 외식을 하러 갔었다고 했다. 그런데 딸이 식탁에서 물 컵을 엎질렀다. 식탁을 닦고 나서도
부모가 전혀 나무라지 않자 딸은 부모를 쳐다보며 이렇게 말했다.
 
 "엄마 아빠가 다른 부모들처럼 하지 않아서 정말 고마워요. 내 친구의 부모들은 대개 큰
소리를 지르고, 주의하라고 설교를 늘어놓죠. 저한테 그렇게 안 해 주셔서 정말 고마워요."
 
 얼마 전에 내가 다른 친구 가족과 식사를 할 때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다섯 살 짜리 그 집
아들이 우유 잔을 엎질렀다. 부모가 즉각적으로 아이에게 주의를 주려고 하는 순간 난 일부러 내
물 컵을 엎질렀다. 

내가 마흔 여덟 살을 먹었는데도 이렇게 자꾸만 컵을 쓰러뜨린다고 설명하고 있는 동안에 그 집 
아들은 내 의도를 눈치채고 내게 감사의 윙크를 보냈다. 우리가 아직도 삶을 배워 나가고 있는 
중이라는 사실을 잊기란 얼마나 쉬운가. 


[마음을 열어주는 101가지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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