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2. 3.

[예화] 무덤과 꽃 그리고 어머니




[예화] 무덤과 꽃 그리고 어머니


 어느 공동묘지 관리인에게 수년 동안 한 주일도 거르지 않고 미지의 여인으로부터 편지와 
함께 우편환이 동봉되어 왔는데, 죽은 자기 아들의 무덤에 매주 신선한 꽃다발을 갖다 놓
아 달라는 부탁이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묘지 관리인은 직접 그 여인을 만나 볼 수가 있었습니다. 
 관리사무소 쪽으로 자동차 한 대가 미끄러져 들어오더니 운전사가 사무실로 뛰어와

 " 밖에 와 계신 부인께선 병으로 지친 몸이라
걸어 나올 수가 없으니 와서 좀 도와 주시오. " 
라고 부탁하는 것이었습니다. 

 차 안에선 병색이 완연한 늙은 부인이 앉아 기다리고 있었고, 그의 품 안엔 아주 커다란
 꽃다발이 안겨져 있었습니다. 
" 제가 아담스 부인입니다. 지난 몇 해 동안 매주 당신에게 5달러의 
우편환을 보낸 사람입니다. "

" 꽃을 사라고 말씀이죠! " 관리인이 소리쳤습니다.
" 그렇습니다. 아들놈의 무덤 위에 놓아 달라구요. "
" 예. 저는 한 번도 그 일을 잊어버리거나 걸러 본 적이 없습니다. "
 
아담스 부인이 조용히 말했습니다. 
 " 오늘은 제가 직접 왔습니다. 의사 선생님이 제가 앞으로 몇 주일을
더 못 살 거라고 해서 말입니다. 잘 됐지요. 제게는 생의 목표도 없었는데... 
죽기 전에 내 손으로 직접 꽃다발을 놓아 주고 싶었습니다. "
 
관리인은 잠시 그 여인을 쳐다보다가 결심한 듯이 말했습니다.
 " 부인, 저는 꽃을 사라고 계속 돈을 부쳐
주시는 걸 보고 늘 유감으로 생각했었습니다. "
" 유감이라니요? " 

 " 유감이지요. 꽃은 잠시 동안만 그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곳엔 꽃이 살아
있는 동안에 그 꽃을 보거나 향내를 맡을 수 있는 사람이 하나도 없지 않습니까. "
" 그걸 말이라고 하나요? "
 
" 아, 그렇게 화내지 마십시오. 저는 매주 병원을 찾아 환자들을 위로해 주는 모임에 
나가고 있답니다.
그래서 말인데... 주립병원이나 정신병원같은 곳에 있는 환자들은 꽃을 정말 좋아
합니다. 그들은 꽃을 볼 수도 있고 향내를 맡을 수도 있는 살아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부인, 보시다시피 이근처엔... " 

부인은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습니다. 잠깐 동안 앉은 채로 조용히 기도를 몇 번
 반복하더니, 한 마디의 말도 없이 가 버리고 말았습니다. 관리인은 좀 걱정이 되
었습니다. 혹시 부인이 마음에 어떤 충격이라도 받아서 몸에 이상이라도 올까봐 
였습니다.
 
그러나 몇 달이 지난 후에 그녀의 방문을 받은 그는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번에는 운전사가 없이 그 부인이 직접 차를 몰고 왔기 때문입니다.
" 그 동안 병원에 있는 환자들을 찾아 꽃다발을 전해 주느라 무척 바빴답니다. "
 
부인은 부드러운 미소를 띄우면서 말을 이었습니다.
 " 당신 말이 맞았습니다. 그렇게 하니깐 그들은 몹시 기뻐하더군요. 
그 모습을 보니깐 저한테도 얼마나 큰 기쁨이 찾아오던지... 의사는
 어떻게 해서 내가 이렇게 다시 건강해졌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답니다. 
 그러나 저는 분명히 알고 있습니다. 



 지금 저는 생의 목표를 다시 찾아거든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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