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3. 29.

[별난사건] 코고는 신부





[별난사건]  코고는 신부




 신혼 부부 전용(?)항공편의 기내  분위기는 올때와 갈 때가 전혀 딴판이다,

 매주 일요일  1백쌍에 가까운 신혼부부들을 태우고 출발할 때는  대부분
커플들이 설레는 마음으로 속삭여대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여행을 끝내고 서울로 돌아올 때는 갈때무드와 전혀 딴판이다. 여행
 스케줄이 빡빡했는지, 매일밤 '강행군'탓인지 대부분  커플드이 파김치가
 돼 비몽사몽의 귀로에 오르는 것이다.

방콕에서 서울로 오는 비행기 안에서의 일. 보잉 747기에는 그날따라  지친
표정의 신혼커플들이 많이  타고 있었다. 그중 중간 좌석에 앉은  신부가
허니문 도중 무리를 했는지 유난히 코를 심하게 골았다.

바로 뒤에 앉은  30대 남자가 연신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으나,  비몽사몽의
 코고는 신부는 알턱이 없었다. 참다못한 30대 남자는 신부가  시끄럽게 코
를 골때마다 가볍게 팔을 툭 툭 치곤 했다.

그러나 효과는 잠시  뿐이었다. 신부의 데시벨은 어느새 높아지고, 참다못해
 30대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나 신부의 어깨에 손을 대고 들썩거려 주었다.

바로 그때 '꿈속의  사랑'을 노래하던 신부가 눈을 뜨면서
 "어머나, 치한이야!"하고 옆에서 자는 신랑을 흔들어 깨웠던 것이다.

아닌 밤중에 홍두깨를 맞아 신랑은 자기 색시에게 왜 집적대냐고 인상을 쓰
면서 30대 남자를 째려봤다.

대부분 승객들은 잠든  상태였고, 조명까지 어두운 상황에 웬 남자가  신부의
 가슴에 손을 댔다(?)고 착각한 신랑은 얼마나 열을 받았겠는가. 코고는 신부
 때문에  뭔가 일이 벌어질 것같아  한쪽 구석에서 지켜봤던 내가 나서서 중재
하는 바람에 일촉즉발의  위기 상황은 긴장이 풀렸던 것이다.


 신혼부부 여러분, 허니문에서 너무 무리하지 맙시다.  
   
            이민권 <아시아나 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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