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1.

[예화] 친구의 뒷모습 우정






[예화] 친구의 뒷모습 우정



다음날 있을 시험 준비에 바빴던 그날 오후, 한동안 소식이 끊겼던
친구가 임대한 뒤 첫 휴가를 나왔다며 만나자고 연락해 왔다.

당시 휴가 나오는 군인 친구들을 챙겨 주느라 적잖아 부담이 됐던
나는 시험공부 때문에 더더욱 마음이 여유가 없었졌으나, 일단 친
구를 만나러 나갔다. 그리고 친구와 저녁을 먹으며 늦은 시간까지
많은 얘기를 주고받았는데, 시간이 꽤 지났을 때쯤 나는 망설이던
 말을 꺼냈다.

"내일 중요한 시험이 있어서 이제 그만 들어가야겠다.
미안해서 어쩌냐?"

그러자 친구는 어서 들어가라고 재촉하더니 택시비 조차 남아 있
지 않은 내 사정을 알아채고는 택시를 잡아 나를 태웠다. 그리곤

 "나는 들을 때가 있으니, 너 먼저 가라"고 말하며 기사 아저씨에게
 천 원짜리 지폐 몇 장을 건넸다. 택시가 출발하면서 백미러를 보니
 혼자 터덜터덜 걸어오는 친구의 모습이 보였다.

순간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택시에 오른 지 10분쯤 지나 타이어가 펑크가 나고 말았다.
 밤이 너무 늦은데다 지나가는 차도 없는 외딴 시골길이라 할 수
없이 나는 기사 아저씨가 타이어를 바꿔 다시 동안 차 안에서 기다
리고 있었다. 한참 뒤, 누군가 뒤에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속으로 "술에 취했나, 왜 이 한밤중에 혼자 걷는 거지?" 생각
하며 무심코 힐끗 쳐다보았는데 바로 그 친구가 아닌가.

그때 나는 깨달았다. 나와 같은 방향으로 가다가 길 모퉁이에서 반
대 방향으로 들어서야 하는 친구의 집은 거기에서도 한 시간은 걸
리는 거리였다.

그런데도 친구는 시험이 있다는 내 말에 주저하지 않고 자신의 택
시비까지 몽땅 털어 주었던 것이다. 얼마나 미안하고 고맙던지 나
는 차에서 내릴 생각도 못한 채 친구의 뒷모습만 멍하니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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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나눔이 모여 큰 우정을 이룬다.
참된 친구는 서로의 배려에서 생기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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