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8.

[공포괴담] 도시괴담 두 편 그리고






[공포괴담] 도시괴담 두 편 그리고



1

얼마 전에 친구에게서 도시에 얽힌 무서운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친구의 실제 경험담이기도 한 이야기는 도시에 살고 있는 현대인이 느끼는
공포를 압축해서 보여준다.


친구 A는 여자친구와 함께 밤늦게 집으로 돌아가고 있었다.
밤이라 행인들은 없었지만 꽤 큰 길을 걸어가고 있었는데, 어떤 남자가 말을
걸어왔다.

 “죄송합니다만, 부탁하나 들어주실 수 있나요?”

A는 평범해 보이는 그 남자를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도(道)나 기(氣)에 관심
있냐’라고 물어보는, 종교 포교활동을 하는 사람정도로 생각했다고 한다.

그 남자는 평범하고 그다지 특징 없는 외모였기 때문에 경계심을 불러일으키지
않았다. 그래서 A는 그 남자를 범죄자일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고, 또한 이렇
게 큰 길에서 무슨 일이 일어날 거라고 생각지도 않았다.

A는 그 남자에게 “무슨 부탁인데요?”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그 남자는 신문에 둘둘 쌓여있는 기다란 무언가를 A에게 건네주면서
무표정하게 말을 했다.

 “이 칼로 저 좀 쑤셔 주세요”

너무나 무표정하고, 마치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을 부탁하는 듯 한 그의 말투에
A와 A의 여자친구는 소름이 돋았다고 한다.

게다가 ‘쑤셔 주세요“의 불쾌한 어감까지 더해지니 순간 공포심이 극한으로 치
솟기 시작했다.

A는 순간 그 남자와 상대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됐습니다”라고 이
야기하고 여자친구의 손을 잡고 빨리 걷기 시작했다. 왠지 다급하게 뛰어서 도
망가서도 안 될 것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걸어가면서 뒤를 흘깃 쳐다보았는데 그 남자는 천천히 따라오고 있었다.
 다급해진 친구는 길모퉁이를 돌아서자마자 여자친구를 데리고 집까지 뛰기 시
작했다. 집안으로 들어서고 문을 잠그고 나서도 한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다음날 집 주위를 살펴보고 나서야 겨우 안심할 수 있었다.

A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나도 소름이 돋았다. 누군가를 찌르겠다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에게 자신을 찔러 달라고 부탁한다는 이야기는 처음 들었기 때문이다.

A가 사는 동네가 그다지 번화가가 아니라 자취하는 학생들이 많이 살고 있는 주
택가였다는 점에서도 왠지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도시에서 혼자서 살고 있는 사
람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겪어봤을 공포, 즉 불특정 타인에 대한 공포이다.







2

B의 친구C는 서울에서 자취를 하고 있었다. C가 밤늦게 집으로 돌아오고 있었는
데, 뒤에서 누군가가 따라오는 것 같았다.

뒤를 쳐다보니 왠 남자가 천천히 따라오고 있었다고 한다.

처음에는 그냥 같은 방향으로 가는 행인이려니 생각했는데, 왠지 두려운 생각이
 들어서 빨리 걷기 시작했다.
그러자 뒤를 따라오는 발걸음 소리도 빨라졌다.

C는 두려움에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을 했고, 결국 뛰어서 집까지 들어갔다.
들어가서 문을 잠갔는데 뒤를 따라 오던 정체불명의 남자도 뛰어서 자신의 집 앞
까지 따라 들어온 것이었다.

그 남자는 문을 열어보려고 하다가 문이 잠겼다는 사실을 알고는 문을 쿵쿵 두드
리면서 외치기 시작했다.
 “애야, 아빠야 문 열어. 아빠야”

당연하게도 C의 부모일리 없는 그 남자는 한참 C의 집 현관문을 두들기다가 조용
해졌다고 한다. 그동안 C는 공포에 떨면서 숨어 있었다.

다음날이 되어서도 무서워서 집을 나오지 못했던 C는 이틀 후 집 밖으로 나왔다가
 깜짝 놀라고 말았다. 현관문에 무수히 많은 칼자국이 나있었던 것.

정체불명의 남자가 그날 밤 문을 쿵쿵 두드렸을 때, 손이 아니라 칼로 두드렸던 것
이다. C는 소름이 끼쳐 한동안 집밖으로 나오질 못했다.




위의 두 이야기는 사실 일반적인 괴담은 아니다.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기 때문에 풍
문으로 나도는 ‘도시괴담’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도시괴담의 초기 형태라고 할까. 그러나 두 이야기는 지금 한국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공포의 근원을 잘 보여주고 있다. 그것은 도시라는 공간, 즉 한국의 공포는 더
이상 공동묘지나 외딴 곳이 아닌 도시라는 공간을 기반으로 만들어지고 확산된다는
것이다.


서울은 다양한 괴담이 존재하는 곳이다. 서울은 한국 사회의 모든 악과 더러움이 압
축되어 있는 곳이고, 그 속에서 사람들은 공포를 느끼고 있다. 서울이라는 도시 그
자체에서, 사람들을 위압적으로 내려 보는 듯 한 공포를 느끼는 것이다.

우리의 이웃이 ‘살인마 잭’일 수도 있다는 불안감(유영철처럼), 길거리에서 지나가는
이름 모를 누군가가 ‘살인마 잭’일 수 있다는 실체를 알 수 없는 ‘공포’가 가장 두려운
 존재이다. 우리는 오늘도 공포 속에서 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http://www.petmaker.com/myblogclub/board/view.asp?seq=1209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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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도시괴담에 너무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인적이 드믄 시골에서도 살인은 일어나고,
중세 조선에서도 범죄는 있었다.
인간이 사는 곳에는 어디든 범죄가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늘 안전에 대한 대비책을 세울 필요는 있다.
최악을 대비하고 최선을 찾아가라'는 명언처럼.
-연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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