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18.

[예화] 눈 먼 아내







[예화] 눈 먼 아내


박 서에게는 약혼한 여자가 있었다.
그런데 그 약혼녀가 몹쓸 병을 앓아 갑자기 눈이 멀었다는 소문이 들려왔다.

박 서와 그의 가족들은 충격을 받고 앞으로의 일을 논의하였다.

그의 맏형이 단호하게 말하였다.
 " 이 일은 더 생각할 필요가 없다.
 당장 파혼하고, 다른 규수를 알아보는 것이 좋겠다.
절대로 우리 집에 맹인 며느리를 들일 수는 없다.
그러니 너도 그렇게 알고 그 처녀는 단념하도록 해라."

다른 가족들도 모두 맏형의 의견에 동조하였다. 그러자 박 서는 그 의견을 도
저히 따를 수가 없었다.

 " 저는 그 처녀를 아내로 맏이하겠습니다.
병으로 눈이 먼 것은 처녀의 잘못이 아닙니다.
저는 약속을 저버리고 파혼할 수가 없습니다."

"네 듯은 잘 알겠지만 소경인 아내와 어떻게
평생을 살겠다는 거냐?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보도록 해라."

그러나 박 서는 끝까지 자기의 생각을 굽히지 않았다.

가졷들도 더이상 말릴 생각을 하지 못하고 박 서의 뜻대로
혼인식을 준비했다.

혼례를 올리던 날, 신부의 눈이 멀었다는 소문은 완전히 거
짓임이 밝혀졌다.
신부는 맑고 고운 눈을 영롱한 보석처럼 빛내고 있었다.

맏형은 어리둥절하여 동생게게 물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제가 가만히 생각해 보니 바로 그 자의 소행인 것 같습니다."
 "누구?"

"얼마전 사소한 일로 저에게 원한을 품은 자가 있었는데,
그 자가 이번 저의 혼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거짓 소문을
퍼뜨린 것이 분명합니다."

그제서야 그의 가족들은 안도하였다.
주위 사람들은 박 서의 사려깊은 태도와 인간적 덕성에 모두
경탄하였고 후에 그는 병조판서가 되었다.

-구수한 이야기 한마당 : 이신 엮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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