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22.

[예화] 어느 노인의 지혜







[예화] 어느 노인의 지혜



성종 임금 때 어떤 사람이 일찍이 딸 하나를 낳아 길러서 시집보낸
후 늦게 아들을 하나 보게 되었다.

이 사람이 나이가 많아 죽을 때가 되었는데 아들은 아직까지 강보에
싸여 있는 어린 아이였다.

이 사람이 죽으면서 유언을 하여 재산을 시집 간 딸에게 모두 물려
주고 어린 아들에게는 자기 자신의 얼굴 모습이 그려진 족자 1개만
주었다.

딸은 친정 재산을 모두 물려받았으니 살림은 넉넉해졌지만 살 길이
 막막한 친정의 어린 동생이 가엾어서 동생을 데리고 와서 자기 자
식처럼 돌보아 길렀다.

노인의 아들은 점차 나이가 들어가자 옛날 부친이 돌아가실 때
모든 재산을 누나에게 다 주고 자기의 몫은 족자 하나뿐이었다는
사실을 의아하게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국 족자를 들고 관청에 나아가 소송을 제기하기에 이른다.
"누나가 저를 자식처럼 잘 길러주어 고맙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부친이 무슨 뜻으로 재산을 누나에게 모두 주고 저에게는
이 족자 하나만 물려주었는지 그 참뜻이 궁금합니다.

결코 누나를 원망해서가 아니라 이 족자의 뜻을 알고 싶을 따름입니다.
이렇게 해 청원이 접수되었는데 관장이 도저히 밝힐 수가 없어서
성종 임금에게 보고하고 그 족자를 바쳤다.

성종 임금이 족자를 펴보니 족자에는 노인이 한 사람 그려져 있을 뿐
이었다.

무슨 뜻인지 알 수가 없어서 고민하다가 족자를 벽에 걸어놓고 멀리
앉아 쳐다보니그림 속의 노인이 손가락으로 아래 부분을 가리키고 있
는 것이었다.

문득 생각이 떠올라 사람을 시켜서 그 족자 끝의 축을 쪼개 보도록 했다.
그랬더니 그 속에 종이쪽지가 들어 있었다.

"내가 재산을 딸에게 모두 다 준 것은, 딸에게 어린 동생을 잘 돌보게 하기
위한 것이다.
아이가 자라고나면 내 재산을 균등하게 나누도록 하라 이러한 내용이었다.

그래서 성종 임금은 문서를 작성하여 재산을 남매에게 균등하게 분할해
주고 다음과 같이 말했다.

"당시 재산을 어린 아들에게 물려주었다면, 누나는 재산 때문에 어린 동
생을 돌보지 않고 해쳤을 가능성도 없지 않다.
따라서 지금처럼 동생을 잘 거두어 기르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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