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20.

[예화] 아이의 눈







[예화] 아이의 눈





크리스마스가 얼마 남지 않은 날,  엄마는 물건을 사
기 위해 다섯 살 난 아이 손을 잡고 시내로 나갔다. 온
통 불빛으로 반짝이는 거리에는 경쾌한 캐롤송이  울리
고 있었다. 기분이  좋아진 엄마는  흥얼흥얼 콧노래를
부르며 천천히 걸었다.  상점에는 장난감이  가득 쌓여
있었다. 엄마는 아이가 그것을 보는  것 만으로도 굉장
히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느 상점앞에 다다랐을 때 산타클로스 복장을 한 할
아버지가 선물 꾸러미를 들고 진짜 산타  할아버지처럼
웃음을 터뜨리고 있었다. 엄마는 아이  손을 잡아 끌었
다. 그런데 아이는 엄마의 옷자락에  메달려 뒤로 숨으
려고만 하는 것이었다.

"왜 그러니? 저기 산타할아버지께 가장 응."
아이는 울먹거리기 까지 했다. 엄 는  왜 그런지 좀
처럼 이해가 가지않았다. 아이를 물끄러미 내려다 보던
엄마는 아이 신발끈이 풀어진 것을 보게 되었다.
"이런 구두끈이 풀어졌구나, 엄마가 매줄게."

엄마는 길가에 쭈그리고 앉아 아이의 구두끈을  다시
매어 주었다. 그리고 나서 무심코  고개를 들었는데 그
리에는 아무도 없었다. 장난감이 가득 쌓이 쇼윈도우도
보이지 않았고 화려한 불빛도, 멋진  장식도 보이지 않
았다. 눈에 들어오는 것은  어둠속에 서로 밀치고 w나
가는 굵은 다리와 커다랑 엉덩이  뿐이었다. 아이가 본
것은 너무나 삭막한 광경이었다.

엄마는 그때서야 비로소 아이의 눈으로 세상을  보게
되었다. 엄마는 너무나 놀란 나머지  아이를 번쩍 안고
집으로 돌아왔다. 다시는 자기의 기준으로 아이에게 즐
거움을 강요하지 않겠다고 다짐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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