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8.

[예화] 닭이 된 독수리







[예화] 닭이 된 독수리





  어느 농부가 독수리 어미가 떠나 버린 둥지에서 알을 하나 주웠습니다.

그는 알을 가져다가 자신의 알을 품고 있는 암탉의 둥지에 넣어 주었습니다.
암탉은 그것이 자신의 알인 양 다른 것과 함께 부지런히 품어서 부화시켰습
니다.
 
졸지에 운명이 바뀌게 된 독수리는 언제나 자신이 닭이라고 생각하고서 다른
병아리들이 행동하는 대로 그대로 따라 했습니다. 주인이 설거지를 하고 버린
물에서 밥알을 주워먹었고, 다른 병아리들과 함께 땅을 파서 지렁이를 잡기도
했습니다. 날개를 퍼덕이고 머리를 고추 세우고서는 꼬꼬 울기도 하면서 몇
걸음 날기도 했습니다.
 
세월이 흘렀습니다. 이제 독수리도 무척이나 늙었습니다. 어느 날 구름 한
점 없는 하늘을 가로지르며 나는 거대한 새를 보았습니다. 그 새는 날개를
활짝 편 채 기류를 타고서 높은 하늘을 유유히 날았습니다. 이미 닭이 되어
버린 독수리가 옆에 있는 늙은 닭에게 물었습니다.
 
"저기 높은 하늘을 나는 멋진 새의 이름이 뭐지?"
 
그러자 늙은 닭은 하늘에 슬쩍 눈길을 주고 난 뒤에 잘 아는 듯이 말했습니다.
  "저것은 독수리라는 새야. 새들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지.
하지만 자네는 꿈도 꾸지 말게. 저 친구처럼 되기란 불가능하니까 말일세."
 


그리하여 독수리는 그 새에 대해서 다시는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는
자신이 닭이라고 생각하며 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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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이 생각한 것이 곧 자기다
-연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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