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8.

[상식]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







[상식] 이스털린의 역설(Easterlin Parad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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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어느 한적한 바닷가의 이야기입니다.

도심에서 온 부자가 호화 요트를 정박하고 아름다운 해변을 거닐고
 있었다.
마침 야자수 그늘 아래 하늘을 보고 드러누워 빈둥빈둥 놀고 있는
어부를 발견했다.

그래서 한심하다는 듯이 물었다.
"여보시오, 이 금쪽같은 시간에 왜 고기잡이를 안 가시오?"
"오늘 몫은 넉넉히 잡아 놨습니다."

"시간 날 때 더 잡아 놓으면 좋지 않습니까?"
“그래서 뭘 하게요?”

"돈을 더 벌어 큰 배와 그물을 사고, 더 깊은 데로 가서 더 많이 잡고,
그러다보면 나처럼 부자 가 되지 않겠소?”
"그렇게 해서 큰 부자가 되면 뭘 합니까?”

"아, 그렇게 되면 편안하고 한가롭게 삶을 즐길 수 있잖소."
부자의 말에 어부가 답했다.



“내가 지금 그러고 있잖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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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은 물질적 풍요에 의해 좌우되는 것일까. 1974년 미국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은 이 질문의 답을 내놓았다.

소득이 일정 수준에 이르고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되면 소득증가가 행복에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바로 이스털린의 역설이다.

행복에도 한계효용감소 법칙이 적용된다는 그의 주장은 행복경제학의 출현
으로 이어졌다. 또한 한 국가가 일정한 성장단계, 특히 소득 1만5000~2만 달
러에 이를 경우 국민행복을 늘리려면 성장보다는 분배나 복지를 확충해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이스털린의 역설이 우리나라에도 적용되는 것일까. 우리나라는 지난 20년
동안 1인당 국민소득이 급격히 증가했음에도 삶의 질에 대한 만족도는 여전히
 OECD(경제협력개발기구)국가 중 하위수준에 머물고 있다. 지난 2월 한국보
건사회연구원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국민행복지수는 34개 국가 중 31위
다. 이스털린이 한국을 예를 들면서 자신의 논리를 주장할 만하다.

▶최근 의미 있는 조사결과가 하나 더 나왔다. 한국방정환재단과 연세대 사회
발전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 고등학생이 행복의 제1조건으로 ‘돈’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돈이 행복을 위해 제일 중요하다는 고등학생들의 인식과
국민소득 2만5000달러 시대에도 여전히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과
연 무엇일까.

▶국민들이 행복해지려면 돈 외에 중요한 것이 사회적 자본이다. 선진국에서
는 교육·주거·건강·자연환경·안전·법치주의 등 사회적 자본을 강조한다. 사회
적 자본 없이는 개인소득은 늘어도 사회는 가난해지고 개인은 불행해진다는
역설을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

안상근 (객원논설위원)

-출처: 경남일보. 2014.06.13  00:00:00
http://www.gn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1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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