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6.

[예화] 200%의 준비






[예화]  200%의 준비



피아니스트 김용배의 자전적 고백이다. 그는 조선일보의 일사일언
난에서 이렇게 썼다.

“미국 유학 시절 실내악 수업 학기말 실기 시험 때의 일이다.
한 학기동안 충분히 호흡을 맞춘 우리 삼중주 팀은 나름 대로 자
신감을 갖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그런데 전혀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심사 교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주임교수가 갑자기 피아노 옆으로 다가오더니 직접
악보를 넘겨주겠다는 것이 아닌가.

피아노계의 거장인 은사가 곁에 앉아 손수 악보를 넘겨 주신다니
황송하기도 하고 부담스러워 당황했지만 어쨌든 연주는 시작되었다.

 한참 곡이 진행되고 있는데 지금까지 정확히 악보를 넘겨주던
그 노교수가 갑자기 악보를 넘겨야 되는 부분이 가까워 오는데도
 도무지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는 것이었다.

결국 내가 악보를 넘기기 위해 손을 건반에서 떼어야 했고 연주는
중단될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때 그 노 교수는 내 등을 가볍게
두드리면서 이렇게 말했다.

‘연주 도중에는 온갖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네.
피아니스트는 그런 상황에 대비해 넘기기 직전의 한두 줄,
그 다음 장의 한두 줄은 꼭 외우고 있어야 돌발 상황에 처하더라도
 당황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연주할 수 있는 것이야. 100% 준비는
 항상 부족하다는 것을 명심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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