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1. 1.
[예화] 밀린 집세
[예화] 밀린 집세
집세를 못 낸지 벌써 두 달째,
오늘도 집주인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발걸음소리를 듣고 나서야
겨우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이 집에 산지 벌써 4년째입니다.
여태 집세를 밀린 적은 없었습니다.
두 달 전 일하던 동물병원에서
해고당한 것이 원인이었죠.
"여기서 일하기엔 너무 나이가 많아.."
서비스업종에서 일하려면
친절함만 필요한 줄 알았습니다.
사회에서 필요한 건
젊고 예쁜 여성이지,
저처럼 나이든 여자가 아니었던 것입니다.
눈물을 쏟는 것도 사치였습니다.
집세는커녕 밥값도 없었습니다.
지방에 계신 어머니께 손을 벌릴 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집주인을 피하면서
살아온 지 벌써 두 달이 된 것입니다.
며칠 전 겨우 아르바이트를 구하긴 했는데
월급 받을 때까지 아직 한 달이나 남아있으니..
그런데 방문을 똑똑 두드리는
소리가 나는 게 아니겠습니까?
열어보니, 역시나 집주인 어르신입니다.
"불이 켜져 있기에 와 봤어요."
어르신 손에 김치 한 박스가 들려 있습니다.
반찬이 남아서 가져오셨다더군요.
사정을 재빨리 말씀드리고 사과드렸습니다.
"그런 것 같았지,
요즘 계속 집에 있는 거 같기에. 걱정 말아요,
여태껏 집세 한 번 안 밀렸었는데
내가 그렇게 박한 사람은 아니우."
껄껄 웃으며 가시는 그 모습이 어찌나 커보이던지..
그렇게 대책없이 믿어준 어르신 덕분일까요.
저에게 딱 맞는 직장을 구해서
지금은 열심히 살고 있습니다.
어르신의 그 따뜻함을 평생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 무명 -
피치 못할 사정이 있는 사람에겐,
기다려 주는 여유를....
- 따뜻한 세상을 만드는 것은 당신입니다. -
*출처 : 사랑밭 새벽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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