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2. 9.

[예화] 금고털이 기술자






[예화] 금고털이 기술자



금고털이 전과자를 끈질기게 추적하는 시골 경찰서의 민완 형사가 있었다.
형사는 금고털이 전과자가 출소한 후 몇 곳에서 동일 수법의 범죄가 발생하자
출소한 그 금고털이가 범인일 것이라고 확신했으나 아직은 증거가 잡히지 않
고 있었다.

 그러나 사실 그 금고털이 전과자는 새 삶을 시작한 터였다. 감옥에서 배운 구
두 기술로 읍내에 조그만 구둣방을 차리고 사랑하는 여인을 만나 이미 약혼까지
했다. 금고털이는 약혼녀를 사랑했으나 그녀 쪽이 완고한 집안이므로 자신의 부
끄러운 과거는 차마 털어놓지 못하고 있었다.

어느 날 읍내의 은행에는 새로운 대형금고가 들어와 그것을 구경하기 위해 많은
 주민들이 모여들었다. 금고털이와 그의 약혼자도 그들 중에 끼여 있었다. 금고
털이는 금고를 보자 옛날 자신의 범죄가 생각나 마음이 편치 않은 데다가 거기
에는 마침 자기를 몰래 감시해 온 형사까지 얼핏 보였던 까닭으로 그냥 돌아서
나오기로 했다.

그런데 그가 막 돌아서는 순간 비명 소리가 들렸다. 한 개구장이 꼬마가 금고를
 구경하다가 그만 그 안에 갇혀 버리고 만 것이었다. 놀란 부모는 어쩔 줄 모르
며 빨리 금고를 열라고 소리쳤다. 빨리 구출하지 않으면 아이는 질식해서 죽을지
도 몰랐다.

그러나 이 새 금고를 열 수 있는 사람은 은행장뿐이었는데 그는 마침 이웃 도시에
일을 보러 가고 없었다. 순간 금고털이 전과자는 갈등에 휘말렸다. 만일 저 아이
를 구해 준다면 약혼녀와 동네 사람 앞에서 자신의 신분이 탄로날 게 뻔했다. 그
리고 무엇보다도 형사의 의심에 확신을 줄 것이 분명했다.

그러나 그는 결단을 내렸다. 조그만 꼬챙이와 드릴을 빌려 성큼성큼 금고로 다가가
 능숙한 솜씨로 금고 문을 활짝 열었다. 아이는 무사히 구출되었지만 많은 사람들
의 시선이 이상해졌다. 그는 형사를 돌아보았다. 그러자 형사는 미소를 띄우며 다
가와 전과자의 어깨를 힘차게 두드렸다.

“당신의 용기에 감사하오. 그리고 만일 당신이 정말로 최근 사건의 범인이었다면
현장에서 그렇게 의심받을 일을 자청하지 못했을 것이오. 자, 저기 당신의 신부도
 있구려. 행복을 비오!”


                                                                                           
 월간 "좋은생각"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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