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7.

[행복예화] 최악의 날



[행복예화] 최악의 날


아키바라는 랍비가 혼자 여행을 하고 있었다. 

아키바는 나귀 한 마리와 개 한 마리, 그리고 작은 램프 하나를 가지고 있었다. 
아키바는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자, 그 마을 어귀에 있는 빈 헛간에서 하룻밤
을 지내기로 했다. 나귀와 개를 헛간 앞에 매어 둔 아키바는 헛간 안에 잠자리
를 마련하였다. 

아키바는 그 헛간에서 밤늦게까지 책을 읽을 생각이었다. 그런데, 갑자기 불어
온 바람 때문에 램프 불이 꺼지고 말았다.
 ‘하필이면 바람이 불을 꺼버릴 게 뭐람!’ 
아키바는 이렇게 투덜거리며, 할수없이 그냥 잠을 자기로 했다.

 그런데, 그날 밤 여우가 와서 허간 앞에 매여 있는 아키바의 개를 물어 죽이고, 
사자가 와서 당나귀를 물어 죽였다. 이튿날, 아키바는 램프 하나만을 들고 쓸쓸
히 길을 떠났다.
 ‘하느님도 무심하시지. 나에게 재산이라고는 램프밖에 안 남겨 주시다니.’ 
아키바는 이렇게 생각하면서 마을 안으로 들어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그마을
에서는 남자들의 모습을 볼 수 없었다. 

잠시 후, 아키바는 슬피 우는 한 여자를 발견하고 그 까닭을 물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어디 있겠습니까? 어제젰밤에 갑자기 흉악한 도적 떼들이 
처들어와서 마을 사람들의 재산이란 재산은 모두 빼앗아 가고, 거기에다 남자
란 남자는 모두 죽였습니다.” 

아키바는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생각해 보았다.
 ‘만약 어젯밤에 램프가 꺼지지 않았다면, 나는 밤늦게까지 책을 읽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틀림없이 도적 떼에게 발각 되었겠지. 
그리고, 만약 어젯밤에 여우가 개를 죽이지 않고, 
또 사자가 나귀를 죽이지 않았다면, 
도적 떼들이 쳐들어 왔을 때 개가 짖고 나귀 역시 소란을 피웠을 것이다. 
그렇다면 나는 틀림없이 도적 떼에게 발견되어서 죽임을 당했겠지.’ 

아키바는 그제야 자기가 모든 것을 잃은 덕분에 도적 떼에게 발견되지 않았음
을 알았다. 아키바는 마을을 떠나며 이렇게 중얼거렷다.

 “최악의 경우에도 희망을 잃어서는 안 된다.
 나쁜 일은 좋은 일로 좋은 일은 나쁜 일로 바뀔 수 있는 
가능성이 얼마든지 있는 것이므로.”

-(탈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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