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예화] 대나무의 마디
대나무는 가느다란 굵기로 높이 치솟아 자라는데, 비바람이 치고 폭풍이 불어도 쓰러지거나
꺾이지 않고 잘 버틴다. 그 이유는 마디가 있기 때문이다. 대나무는 자라면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마디를 형성한다. 그 마디들이 옆으로 뿔뚝 튀어나와 있기 때문에 매끈한 대나무의 위
용을 깎아 내릴지는 모르지만 나무를 지탱해주는 힘이 된다. 이러한 마디들을 형성하기 위해
대나무는 잠시 성장을 멈추어야 한다.
우리는 남보다 앞서가고, 빨리 성공하기 위해 늘 바쁘고, 시간이 부족하다. 그래서 바쁘지 않
으면 이상하다. 아니 불안하고 두렵기까지 하다. “나는 바쁘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말이
이제는 우리 삶에 보편화되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앞만 보고 빨리 달릴 때 우리는 주변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뒤를 돌아볼 성찰의 기회를
잃고 만다. 진보·발전·개발을 내세우며 지나왔던 20세기를 ‘폭력의 세기’라고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바쁠 때가 있으면 잠시 멈추고 쉴 때도 필요하다. 그 때 비로소 자신을 돌아보고, 이웃이 옆에
있음을 생각할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잠시 멈추고 쉬는 시간이 바로 우리 마음에 마디를
형성하는 시간이다. 이것이 참된 여가의 시간이며, 안식일이며, 기도와 명상의 시간이기도 하다.
시간에 대한 경제적 효율성에 집착하여 자신의 삶 안에서 마디를 만들어 가지 못하는 사람은
“모래 위에 집을 짓는 어리석은 사람과 같다”(마태복음 7장 26절). 그 사람은 조그마한 역경과
고통에도 인내하지 못하고 좌절하고 절망하거나, 혹은 인생의 좌표를 상실하고 말 것이다.
............ 김민수( 평화방송 TV주간 )
0101531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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