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5.
[범죄] 같이 살것인가 벗어날 것인가 ..... 치정살인의 심리
[범죄] 같이 살것인가 벗어날 것인가 ..... 치정살인의 심리
황폐한 집에서 발견된 패트릭의 시신은 심하게 상처를 입은 상태였다.
법의학자는 시신에서 63개의 자상을 확인하였다. 왼쪽 측두골 등에 난
칼로 찔린 상처는 외날의 칼을 이용한 범행... 엄청난 힘과 압력에의한
것임이 분명했다. 사망후에도 희생자의 머리와 왼쪽 안구를 여러차례
칼로 찌른 흔적이 있었다.
형사들은 잔인하게 시신을 훼손한 것을 보아 힘이 센 남자가 범인일 것이
라고 생각했다. 범인은 희생자보다 신체적으로 우세한 사디스트 혹은 동
성애적 성범죄자가 분명했다.
하지만 범인을 확인한 형사들은 놀란 입을 다물지 못했다. 그들 앞에는 가
냥프고 창백한 얼굴의 18세 소녀가 몸을 떨며 서 있었다. 그녀는 패트릭의
여자 친구인 자비네 였다.
그녀는 심문과정에서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자비네는 2년 전에 패트릭을 알게 되었다. 그를 처음 본 자비네는 다른 사
람들과 다르게 성숙해보이는 그가 무척 마음에 들었다. 패트릭 역시 자비
네에게 관심을 보였다.
패트릭은 모임에서 항상 강인하고 지배적인 태도를 보였다. 그녀는 이런
남자가 자신에게 관심을 가져 주고 자신과 사랑에 빠지게 된 것이 무척이나
기뻤고 자랑스러웠다.
이후 패트릭과 살림을 합친 자비네는 그의 다른면들을 알게 되었다. 패트릭
은 사사건건 자비네의 흠을 잡았고, 그녀의 친구들을 비난했다.
또한 그녀에게 '방탕한 여자', '더러운 여자'라는 표현을 아무렇지도 않게
사용했다. 심지어 두개골을 부수겠다는 협박을 하기도 했다. 패트릭의 태도는
그녀를 좌절하게 만들었다. 패트릭은 행동 변화가 매우 심해서 사랑스럽고
친절하다가도 갑자기 아무런 이유없이 과격하게 변하곤 했다.
또한 그녀는 패트릭의 사디즘적인 특성도 발견했다. 그는 인터넷을 통해 동물
학대와 인간고문 혹은 사디즘적인 포르노 영상 등을 자주 보았다.
술에 취하면 자비네의 몸에 술을 쏟고 술병을 집어 던졌다. 그리고 수갑을 채
우려고 하고 그녀의 머리카락을 모두 자르겠다고 위협했다.
뿐만아니라 시간이 지날수록 질투심이 심해져서 그녀와 대화를 나누는 모든
사람들을 욕했고 심지어 그들을 신체적으로 공격하기도 했다. ...
패트릭의 지나친 행동에 자비네는 그에게서 벗어나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성공하지 못했다. 그로인해 좌절감에 빠져있던 자비네는 처음으로 자신의 손
목에 상처를 냈다. 그후 그녀는 절망 속에서 더 자주 자해을 했다. 한 번은 상
처가 감염되어서 의사의 치료를 방아야 한 적도 있었다. 그녀는 의사에게 심
리치료를 받으라는 충고를 들었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그녀는 무엇이 자신을 그렇게 패트릭에게 얽매이게 하는지 정확히 알 수 없었다.
그녀는 패트릭에게 두려움을 느껴지만 동시에 보호를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들의
관계는 대단히 이중적이었다. 그녀는 패트릭을 좋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그를 거
부했다.
지난 몇주동안 그녀는 점점 더 공격적으로 변하는 패트릭의 행동을 보면서 그가
자신에게서 떠나려 한다고 생각했다.
패트릭은 그녀와 성관계만 맺으려고 했을 뿐 더 이상 그녀에게 관심이 없었다.패
트릭에 대한 감정이 좋지않던 자비네는 그가 성관계를 요구할 때면 강하게 거절
했다. 그때마다 패트릭은 그녀의 모습에 격분하며 이렇게 소리쳤다.
"너는 더이상 아무 쓸모가 없어!"
그녀는 범행과정에 대해서는 모든 것을 구체적으로 기억할 수 없다고 진술했다.
그녀는 범행시 술이나 약물에 취해있지 않았지만 조금 어지럽다고 했다.
사건이 벌어지기 몇 시간전에 그녀는 굴욕적인 억압과 관계를 청산하지 못하는 자
신의 무능함에 대해 곰곰히 생각하였다.
그런데 집으로 돌아온 패트릭이 그녀와 성관계를 맺으려 했다. 그녀는 또다시 저항
했다. 흥분한 패트릭은 힘으로 그녀를 제압했다. 그러자 그녀가 소릴 질렀다.
"그만해"
그순간 매우 흥분한 그녀는 오직 한가지만을 생각했다. '자비네, 너는 자유로워져야
해. 그래야 살 수 있어!'
계속되는 저항에 그녀에게서 물러난 패트릭이 휴대폰에 몰입해 있는 동안 그녀는
그에게서 선물로 받았던 칼을 꺼내 그를 찔렀다.
그녀는 자신이 패트릭을 얼마나 여러 번 찔렀는지 말할 수 없고, 오직 그에게서 벗어
나야 한다는 생각뿐이었었다고 했다. 패트릭은 그녀의 인생을 파멸시켰고, 그녀를
무력하고 절막적으로 만들었었으며 그녀에게서 희망을 빼앗아 버렸다.
그렇지만 그녀는 아무리 생각해도 이미 생명을 잃은 몸과 눈을 칼로 찌르고 생식기를
도려낸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말했다.
아마도 이런행동은 그녀가 성적인 접촉에서 빈번하게 참아내야 했던 역겨움과 관련이
있을 거라 측측된다.
정신의학적 검사결과 자비네는 미성숙함, 불안정한 기분, 경솔한 공격성 표출의 경향
에 대한 증거들이 발견되었다.
공격행위, 특히 살인행위는 대부분 격렬한 감정적 반응을 동반하거나 품게 된다. 특히
치정범죄에서 분노, 실망 혹은 증오의 감정이 뚜렸하게 나타난다. 또한 일반적으로
조금씩 진행되는 감정 정체와 시간이 더 흐르면 저항력을 무너뜨릴 수 있는 길고 긴
과거사도 중요하다.
'마른하늘의 날벼락'처럼 갑자기 일어난 것이 아닌 범행에서는 이전에 시작된 감정의
위력과 흥분되는 동기가 함께 작용하고 감정폭발을 불러 일으킨다.
앞에서 언급했던 시신 훼손은 악의적인 자기도취자의 사디즘적인 행동이 아니라 '남성
의 억압'으로 부터 해방되는 여성의 상징적 행동으로 해석된다.
생식기의 분리는 오랫동안 참아야 했던 성적인 역겨움에 대한 복수같다.
갑작스런 감정은 모든 것을 휩쓸어 버리고 맹목적인 파괴의 흔적만을 남기는 폭풍과 비
교되는 반면, 지연된 형태의 감정은 그 사용이 훨씬 더 훨씬 중요하게 결정되는 시한폭
탄에 상응된다. 이런 폭탄이 정확히 정해지지 않은 시점에 흔히 사소한 동기에 의해 폭
발하게 되면 명중도가 상승하여 그 효과는 더욱더 끔찍해진다.
대부분의 경우 치명적인 계획과 파괴적인 폭발의 악한 결합은 그 결과가 더욱 심각하다.
-발췌출처; 아주 정상적인 악 ;라인하르트 할러(의학박사) 저/지식의 숲간/ 2012/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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