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1.
[예화] 랍비와 마부
[예화] 랍비와 마부
몹시 추운 날 저녁에, 랍비 울프는 축제일을 맞이해 마차를 타고 그를 초대한
집으로 갔다. 손님들과 잠시 시간을 보낸 랍비는 마부가 기다리고 있는 바깥으
로 나와서 말했다.
"여보시오, 마부 양반. 집 안으로 들어가서 몸을 좀 녹이시오."
마부는 추워서 두 팔로 몸을 비비며 제자리뛰기를 하면서 대답했다.
"아닙니다, 랍비님. 말들을 내버려 두고 혼자서 안에 들어갈 순 없지요."
그러자 랍비 울프가 말했다.
"말들은 내가 돌볼 테니 당신은 안으로 들어가서 몸을 녹인 다음에 나랑 교
대하면 되지 않소."
마부는 몇 번이나 사양하다가 마침내 랍비에게 말들을 맡기고 집 안으로 들어
갔다. 그곳에 모인 사람들 모두 신분의 차별을 두지 않았으며, 주인에게 초대받
은 여부에 상관없이 다들 즐겁게 음식을 나눠 먹고 술을 마셨다.
술을 열 잔쯤 얻어 마신 마부는 바깥에서 기다리고 있는 랍비와 말들에 대해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렇게 몇 시간이 흘렀다. 잔치에 초대받은 사람들은 랍비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지만 뭔가 급한 볼일이 있어서 떠난 모양이라고 생각했다.
한참 뒤에 일단의 손님들이 먼저 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들이 집 밖으로 나와
보니 이미 어두운 밤중이 되었는데도, 그곳에 랍비 울프가 마차 앞에서 두 팔로
몸을 비비며 제자리 뛰기를 하고 있었다.
- 마틴 부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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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랍비는 정말 뜻깊은 저녁을 보냈을 것이다.
기다림의 힘듦, 추위 그리고 사랑의 의미...
때론 바보같이 보이는 행동이 인생을 풍요롭게 만든다.
-연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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