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5. 9.
[예화] 천개의 복 나무
[예화] 천개의 복 나무
미세먼지·온난화… 1인 10그루 나무를 심자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오기출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입력 : 2017-04-27
변화 1. 사과하면 예전엔 대구였다. 하지만 최근엔 달라졌다. 대구가 주산지이던
사과는 경북 영주를 거쳐 강원도 철원까지 북상했다. 대구·경북의 사과 재배
면적은 최근 10년 새 많이 감소했지만, 강원도는 3~4배 증가했다. 이쯤 되면 30
년쯤 후엔 아예 우리 땅에서 키운 사과를 맛볼 수 없을지도 모른다.
변화 2. 수년 전만 해도 흔했던 게 명태였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생태찌개나
명태찜 식당을 보기가 어려워졌다. 명태가 가까운 바다에서 잡히지 않아 가격이
오르고 꽁꽁 언 동태로 요리하다 보니 예전처럼 신선한 생태 맛이 안 난다.
변화 1, 2는 급격한 기온 상승, 기후 변화와 관련이 있다. 하나는 땅, 하나는
바다라는 것만 다를 뿐.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는 기후 변화 문제 해결을 위해 오
랫동안 헌신해 온 국제 NGO 활동가가 들려주는 기후 위기의 현실과 해법이다.
저자는 기후 위기는 특정한 지역이나 나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변화 1, 2가 얘기
하듯 이미 한반도에 사는 우리에게도 눈앞에 닥친 현실이라고 얘기한다. 최근 들
어 우리의 일상을 바꿔놓고 있는 미세먼지만 해도 그렇다. 우리를 괴롭히는 미세
먼지는 몽골에서 시작된 모래 먼지 폭풍이 주된 원인이다. 몽골발 황사가 중국의
주요 공단을 거치면서 발암물질과 방사능 물질까지 싣고 우리나라로 온다. 문제
는, 몽골의 사막화가 진행되면서 바람이 더욱 거세지고 있고, 앞으로 더욱 거세
질 것이라는 점. 몽골의 사막화는 몽골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제 우리의 문제이기
도 한 것이다.
저자는 십수 년 전, 기후 문제가 인류의 가장 큰 현안이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
고 전 세계에서 기온이 가장 많이 오른 나라 몽골을 찾아갔다. 기온이 2도 오른
몽골, 그곳은 더 이상 드넓은 초원이 펼쳐진 땅이 아니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가뭄이 심해지면서 초원은 사막으로 변해 있었고, 유목민들은
삶의 터전을 잃고 난민이 되어 있었다. 저자는 사막화된 몽골 모래땅에 나무를
심기 시작했다. 당시만 해도 기후 변화는 먼 훗날의 일, 남의 일로 여기는 이들이
대부분이었다. 초반엔 심어놓은 나무가 몽땅 죽어버리는 시행착오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좌절하지 않고 끈질기게 도전한 끝에 나무는 무럭무럭 자라주었다. 나무
가 자라 숲이 조성되니 고향을 떠났던 사람들이 돌아왔다. 자연히 마을 공동체도
회복됐다.
책 제목 '한 그루 나무를 심으면 천 개의 복이 온다'는 몽골의 오래된 속담을
차용했다. 이쯤 되면 나무를 심는 게 얼마나 큰 복을 짓는지 알겠다.
저자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분쟁과 테러, 빈곤, 인권 문제의 배후에도 기후
문제가 도사리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내전으로 2003년 한 해에 22만 명이 학살되고, 220만 명
난민이 발생했다. 수단 내전의 원인은 종교 분쟁이나 인종 문제가 아니었다. 80
년대 이후 급속히 진행된 사막화와 물 부족, 초지와 경작지 감소가 원인이었다.
책을 읽다 보면,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도 알게 된다.
저자는 "나무를 심는 일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일, 그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얘기한다. 흙을 깊게 파서 뿌리가 다치지 않게 나무를 심고 물을 줘본 사람은
알 것이다. 나무를 자라게 해 줄 흙과 물과 햇빛을 살피는 마음, 나무가 튼튼히
뿌리내리고 푸른 잎사귀가 나오기를 바라는 마음이 자기도 모르게 생겨난다.
저자는 '일생 동안 열 그루 나무 심기'를 제안한다. 함께 가면 길이 되고, 함께
꾸는 꿈은 현실이 된다 했다. 실천만 남았다.
오기출 지음/사우/260쪽/1만 5000원. 정달식 기자 dosol@bus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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