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 느낌은 현실로 나타난다
제가 마도로스의 꿈을 안고 상선에 올라 대양을 돌아다녔다는 글을 썼습니다.
이 살인사건은 그 배에서 일어난 사건 입니다.
그 배에는 저와함께 승선한 사내가 있었는데 알고보니 어릴때부터 정신질환
(미친병)을 앓아왔던 병력자 였습니다.
점점 이상한 행동을 하면서 정신병이 도지는 즈음에 하선을 시키라고 제가 갑
판장은 물론이고 본사와 무전으로 교신을 하는 통신장한테도 개인적으로 몇
번이나 제의 했지만 무시 당했습니다.
제 느낌은 점점 불안감으로 커져만 같고, 저대로 놔두면 큰 사고를 칠것만 같
아서 수시로 그 사내를 관심을 가지고 지켜 보았습니다.
제 예감은 자꾸 저 사내를 하선시켜야 한다고 외치고 있었고, 그래서 일본인
항해사 한테도 이야기를 했지만 아무리 살펴봐도 멀쩡하다고 무시 당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보는 그 사내의 눈에서는 무서운 살기가 깃들기 시작하였고,
그 살기를 누르기 위해 갖은 애를 쓰면서 일이 끝나면 그 사내의 방에 들어가서
연애 이야기를 해주고 마구 즐겁게 해주었습니다. 그래서 인지 그 사내는 저를
무척 따랐지요.
하지만 날이 갈수록 그 사내의 눈에서는 살기가 번득였습니다. 다른 사람은 아
무런 느낌도 못 느낀다는데 저는 그 사내한테서 공포스러울 정도로 살기를 짙게
느껴야만 했더랬지요.
미국 LA항으로 입항하기 4일전 밤에 전 꿈을 꾸게 됩니다.
어느 이름모를 항구에 흰 앰블런스에 누군가가 실리고 있었는데 마침 제 동네의
아주머니가 저한테 누군가가 죽었다고 하더군요.
그리고 흰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그 누군가를 흰색 앰블런스에 싣고는 떠나고,
그곳에는 수십명의 사람들이 있었고, 경찰들이 누군가를 잡아가고 있더군요.
그런데 저도 흑인과 백인이 탄 미국 경찰차에 실려서 조사 받으러 간다면서
그렇게 실려가다가 꿈에서 깨었습니다.
이러한 꿈은 보통 꿈이 아니어서 제 고향의 동네에 혹시 그 아주머니가 돌아가신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을 하였습니다.
그 꿈은 미국에 도착하는 4일동안 매일 생생하게 생각이 나면서 저는 고향에 어떤
일이 생겼는지 그것만 걱정을 하였습니다. 틀림없이 고향에 누군가가 죽었다고
그렇게 생각을 하였지요.
그즈음 미국 LA항으로 입항하였고 그 사내는 감당할 수 없는 무서운 살기를 눈에서
뿐만 아니라 몸에서도 내뿜었습니다.
다른 사람한테 물어보면 그냥 바보처럼 히죽거리는 놈이 무슨 살기냐며 오히려 저
한테 핀잔만 주더군요.
다음 날 출항을 위해 차고들을 정리하고 모두가 바쁘게 움직이던 때 였습니다.
바로 식당앞에서 누군가가 그 사내에게 등에 칼을 맞고 그 자리서 절명하는 살인사
건이 일어났습니다.
평소에 그 사내를 매우 심하게 닥달하고 많이 괴롭히던 그 사람은 그날 등 뒤에서
칼을 맞고 심장에서 나오는 동맥이 잘렸는지 1분도 않되어서 사망했습니다.
LA경찰서에서 20여명이 권총과 M16소총으로 무장한 채, 우리 배에 진입하였고, 모든
선원들은 항구로 내려와서 기다려야 했습니다.
이어서 흰색가운을 입은 사람들이 흰 앰블런스에 시체를 싣고서 떠나더군요.
곧이어 뒤로 수갑이 채워진채 그 사내가 잡혀 내려왔으며 우리들도 LA경찰서에 경찰
차로 조사를 받으러 갔더랬습니다. 그 경찰차 안에는 흑인 경찰과 한국 교포 경찰이
있었지요.
제가 4일전에 꾼 꿈과 100% 일치하였습니다.
저는 그 일이 있은 후부터 꿈에 대해서 깊게 생각하게 되었으며 나름대로 꿈이 상징
하는 것을 알려고 노력을 해왔지만 아직도 아는 바가 없으니 참 어렵기만 합니다.
저는 너무 무서워서 마도로스의 낭만이고 뭣이고 다 필요 없다면서 일본으로 돌아오는
즉시 하선하여 귀국하였습니다.
꿈은 매우 무섭게 예시를 해주기도 합니다. 그걸 알았다면 배에서의 살인사건도 막을
수가 있었을 겁니다. 아니 제 의견을 받아들여서 그 사내를 진작에 하선 시켰다면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흰색앰블런스에 태워지는 꿈이 죽음을 암시한 것은 제 꿈만이 아니고, 몇 사람의 꿈도
똑같이 죽음을 암시한 꿈임을 확인 할 수가 있었습니다.
[선상살인을 소재로 다룬 영화의 한장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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