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시음악] 소녀와 꽃 봉선화 -홍난파
[음악동영상]
한 소녀가 있었다.
그녀는 꽃을 무척 사랑했다.
특히 그녀의 집 앞 뜰 한 구석에 핀
이름모를 조그만 예쁜 꽃을 좋아했다.
그녀는 틈만나면 뜰로 나가
그 꽃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곤 했다.
꽃도 소녀를 좋아했다.
늘 소녀가 오기만 기다렸고
함께 있는 시간은 마냥 즐거웠다.
어느날, 바람이 몹시 불어오던 밤...
뜰 앞의 꽃들은 위태하게 흔들렸고
소녀는 사랑하는 꽃이 걱정되어 한숨도 못잤다.
다음날 새벽, 소녀는 뜰 앞에 떨어져 죽은
작고 어어쁜 꽃을 보았다.
소녀는 죽은 꽃을 소중히 감싸안고 한없이 울었다.
너무도 가슴이 아팠던 소녀는
그만 병이 들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안가 죽고 말았다.
사랑하던 그 꽃을 따라간 것처럼.
그렇게 세월이 흐른 어느해 봄
뜰 앞에는 예전의 그 조그마한 꽃이 다시 피었다.
그꽃은 소녀의 넋,
너무도 사랑했던 그 꽃이 된 것이다.
그녀는 예전의 친구가 혹시 다시 나타날까 두리번 거렸다.
그때 한 소녀가 다가와 미소지었다.
너무도 사랑스런 화사한 꽃같은 미소.
소녀의 넋은 그때 보았다.
자신이 좋아하던 그 조그마한 예쁜 꽃의 넋을
그후, 꽃의 넋인 소녀와,
소녀의 넋인 꽃은
다시 사랑에 빠져 행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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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라디오에서 들은 시의 내용, 난 서정주님의 '녹설화부'란
제목으로 기억했는데, 최근 아무리 그 이름으로 검색해 보아도
그런 내용은 없었다. 아마 착각하고 있었던 듯.
그럼에도 이 이야기는 내게 강하게 인상을 주었다. 마치 장자의
'호접몽'을 처음 접했을 때 처럼...
대충 기억나는대로 엮어 써 보았다.
-연우
"어떤 이들은 죽었지만 우리들 가운데 걸어다니고,
어떤 이들은 태어나지 않았지만 삶의 형태를 겪고 지나가며,
어떤 이들은 서른 여섯살이라고 하나 수백년의 나이를 먹었다."
-버지니아 울프 : 올란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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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선화 홍난파곡
울밑에 선 봉선화에 네 모양이 처량하다
길고 긴날 여름철에 아름답게 꽃필 적에
어여쁘신 아가씨들 너를 반겨 놀았도다
어언간에 여름가고 가을바람 솔솔불어
아름다운 꽃송이를 모질게도 침노하니
낙화로 다 늙어졌다 네 모양이 처량하다
북풍한설 찬바람에 네 형체가 없어져도
평화로운 꿈을 꾸는 너의 혼이 예있으니
화창스런 봄바람에 환생키를 바라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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