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 이하백도(二河白道) 이야기 불교예화 고통 속의 빛
옛날에 어떤 사람이 멀고 먼 길을 떠나 동쪽에서 서쪽으로 향하여 가다가 서로 연결
된 두 개의 강(이하二河)을 만났습니다.
왼쪽 강은 사나운 불길이 뒤덮인 강이고, 오른쪽 강은 거센 물결이 범람하는 강인데,
양쪽 강이 서로 연결된 한가운데는 폭이 약4~5치 정도밖에 안 되는 외나무다리 같은 좁
은 길이 나 있는데, 이것이 백도(白道)입니다.
백도란 물들지 않는 청정한 길이란 뜻으로 이 길로 나아가면 영원한 안락의 세계로
나가는 것입니다.
그 두 개의 강과 백도를 ‘이하백도(二河白道)’라 합니다.
나그네는 ‘이하백도’에 당도하여 앞을 바라보니, 왼쪽 강의 불길이 백도 위를 한
번 휩쓸어 가면 바로 오른쪽 강의 거센 물결이 백도 위를 한 번 휩쓸어 가고 하여, 이
렇게 번갈아 잠시도 쉬지 않고 물과 불이 백도 위를 침노하여 금방이라도 집어삼킬 듯
이 기세가 사나워 이 나그네는 도저히 백도를 지나갈 용기가 나질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오던 길로 되돌아가려고 하니 수십 명의 도적떼가 고함을 지르며 죽
일 듯이 무서운 기세로 쫓아오고 있으며, 옆으로 비키려 하나 무서운 맹수가 으르릉 거
리며 한입에 집어삼킬 듯이 위협해 오니, 이 나그네는 도저히 어떻게 해 볼래야 해볼
수 없는 참으로 큰 난관에 봉착하게 되었습니다.
그야말로 사면초가요, 진퇴유곡에 빠진 나그네는 순간 생각하기를 내가 앞으로 나아
가도 죽고, 뒤로 되돌아가도 죽고, 그냥 머물러 있어도 죽을 터이니 이왕 죽을 바에야
죽든지 살든지 이 백도를 뚫고 나가야 하겠다고 단호한 결심을 하였습니다.
그리하여 외줄기 백도로 뛰어들어 한발 한발 조심스럽게 나아가니까, 겉으로 보기에
는 그렇게도 위험하고 무섭게만 보이던 길이, 막상 죽을 결심을 하고 뛰어들고 보니 뜻
밖에도 안전지대였습니다.
불길에도 휩쓸리지 아니하고 거센 물결에도 휩쓸리지 아니하고 꿋꿋하게 나아갈 수
있었습니다.
도적떼들은 네가 죽으려고 그 길로 가느냐고 어서 돌아오라고 하며 소리치고 있었지
만, 나그네는 전혀 들은 척도 아니하고 묵묵히 앞만 보고 나아가자, 동쪽 언덕에서 어떤
사람의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돌아보니 너무도 훌륭하고 점잖은 사람이 “네가 그 길로 잘 들어섰으니 뒤로 돌아
보지 말고, 오른쪽 왼쪽도 돌아보지 말고서 곧장 앞으로만 조심스럽게 나아가거라. 그
리하면 네가 목적하는 안락한 곳에 이르게 되리라.”하고 일러 주었습니다.
그러자 서쪽에서도 어떤 거룩한 모습을 한 사람이 서서 말하되,
“인자(仁者)여, 너는 이 길을 놓치지 말고 오너라. 한 눈도 팔지 말고 물과 불을 두려
워하지도 말며 오직 일심전력으로 똑 바로만 걸어오너라. 그러면 내가 너를 구하여 줄
것이니라.” 하였습니다.
나그네는 여기에서 큰 힘을 얻어 일심으로 앞만 보고 나아가서 무사히 서쪽 언덕에
도달하게 되었고, 어진 이를 만나서 항상 그리던 이상향인 안락세계에 도달하여 무궁한
복락을 누리며 즐겁게 살았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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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하백도’의 이야기는 중국 당나라 때의 선도화상께서 설하신 것으로, 중생들이
어떠한 괴로움과 고통을 당하더라도 결정신심을 일으켜, 조금도 흔들림 없는 마음으로
해탈을 향하여 오직 일념 정진하면, 기필코 우리들의 이상향인 극락세계(영원한 안락
세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을 ‘이하백도’로써 비유하신 것입니다.
이 비유법이 우리 중생들에게 너무도 적실하여 깊은 감동을 받았던 이야기이므로
여기에 실어 봅니다.
-발췌출처: [사바에서 극락까지]에서 / 도중스님 |작성자 까루나
http://blog.naver.com/PostView.nhn?blogId=noenemy8&logNo=2205559757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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