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7. 11.

[기이한 꿈이야기 01] 일생을 미리보다 폴테우스 대위의 생애







[기이한 꿈이야기 01] 일생을 미리보다 폴테우스 대위의 생애


꿈이야기는 픽션이든 사실이든 기이하고 신비한 내용이 많다. 인상적인
이야기들을 모아 소개해 드린다. 믿거나 말거나 한 이야기인 경우가 많지만
뭔가를 생각하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연우

---------------------------------------------


일생을 미리보다 폴테우스 대위의 생애

  스코트랜드의 에딘바라에 사는, 신혼 후 얼마 안되는 폴테우스 부인은 어느날
 밤 잠자리에 들자마자  어떤  환각에 사로잡혔는데, 그것은 너무나도 뚜렷해서
마치 현실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그 꿈 속에서 부인은 처음 어린 사내 아이를 보았다. 그것은 부인이 낳은 첫
아기처럼 느껴졌다. 아이는 어린이  방에서 여러 가지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
었고, 옆에 있는 의자에는 그 아이를 사랑스럽게 바라보는 모친의 모습이 보였다.
 모친은 물론 폴테우스 부인 그 사람이었다.

    귀여운 사내 아이를 원했기 때문에 이런 꿈을 꿨을까
  부인은 꿈속에서 그렇게 중얼댔다.
 다음 순간, 아이는 학교  교실에서 많은 아이들과 함께  공부를 하고 있는 10대
 소년으로 성장하고 있었다.

  다시 다음 장면에서, 소년은 육군의 제복을 입은 청년으로 변신해서 해외 근무를
하기 위해서 군용선에 타려고  하고 있었고, 아들을 떠나 보내는 폴테우스 부부의
 눈물에 젖은 슬픈 모습의 영상이 보였다.

  장면이 바뀌자, 젊은 병사는 시(市)의 경비 대위 군복을 착용하고 에딘바라로 돌
아와 있었다.

  이윽고 처형 장면이 나타났다.  두 팔을 포박당한  사내가 교수형을 집행당하는
 장면으로 경비대위가 부하를 데리고 그 자리에 임하고  있었다.
  사형 장면은 참혹하기 짝이 없었고 폴테우스 부인은 꿈속에서  그만 실신할 뻔
했다.

  사형 집행장에는 많은 군중이 모여  구경하고 있었으나 불쌍한 죄인이 처형당하
자 군중이 갑자기 웅성거리기 시작하고, 사형 집행자에 대해서 돌을 던지기 시작
했다. 이것을 본  경비 대위는 부하에게 폭도를 향해서 발포할 것을 명하고 군중 속
에서 많은 희생자가 났다.

  장면은 다시 바뀌어, 경비 대위는 실각해서  죄수의 몸이 되어 비참한 모습으로
감옥에서 신음하고 있었다. 영상은 여기에서 멈추지 않고 다시 급변, 분격한 군중이
총과 칼을 들고 감옥을 습격, 대위를 끌어내어 한길에서 참혹히 죽이고 말았다.





  폴테우스 부인의 환각은 여기에서 끝났다. 부인은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할 정도로
 놀랐다. 식은 땀이 전신을 적시고 있었다.

  부인은 옆에 있는 남편을 흔들어 깨우고, 지금 본 꿈내용을 하나 빠짐없이 들려주
었다.
   "꿈을 가지고 뭘 그러우. 피곤한 탓이겠지. 신경 쓸 필요 없어요."
  남편은 신부를 위로했다.
  그러나 부인은 단순한 꿈으로는 너무나도 선명했기 때문에 언제까지나 꿈에서 본
 그 영상들이 응어리로 남아 쉽사리 지워버릴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 때는 태어날 아이의 장래를  생각하고, 아이를 낳는 것은 차라리 단념하는
 것이 어떨까하고 생각도 해보았지만 역시 시간이  약이랄까 그런 생각도 점차 사라지
면서 부인은  사내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는 부인이 전에 환각에서 본 아이와 흡사했다.
  부인은 불길한 꿈을 극복하고 아이를 슬픈 운명에서 구출하기로  마음먹었다.




  아이는 양친의 깊은 사랑 속에서 탈없이 자라고, 소년기에 도달하자 에딘바라에서
가장 우수한 명문교에서 교육을 받게 됐다. 그러나 소년은 부모의 의사를 받아들이지
않고, 그들의  애원을 물리치고 군에 입대하고  말았다. 그는 비정하리 만큼 담대하고
 고집이 셌다.

    이대로 가면 꿈의 환각이 실현되는 것이 아닐까.
  부인은 아들이 고집을 꺾지 않는 것을 보고 그런 불안을 씻을  수가 없었다.

  아들이 소속하는 연대는 얼마후 해외에 주둔하게 됐다. 아들의 출발 광경은 부인이
 환각에서 본 바로 그  장면의 재현이었다. 양친은 눈물을 흘리면서 아들을 태운  배가
 멀어지는 것을  하염없이 바라보았다. 부인은 마음속에서 환각을 되새겼다.

  아들은 수년 간 해외에 주둔 후 본국으로 귀환하자, 곧 군복을 벗고 런던으로 가서
결혼을 하고 민간 상사에  근무하게 됐다. 그간 에딘바라를 떠나 런던에서 10여 킬로
 떨어진 교외로 이사해서 살고 있는  부모에게는 아무런 소식도 없었다.
  왜 아들이 이렇게 쌀쌀하게 구는지 부모는 도무지 그 영문을 알  수 없었다.  부모는
 그저 아들이 무사히 살아 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했다.




  아들은 얼마 후 처자를 데리고 고향인   에딘바라로 돌아왔다. 런던에서의 근무가
시원치  않았던 것일까. 그러나  에딘바라로 돌아온 그는 시의 한 유지의 추천으로
경비 대장의 직책을 얻고 경비 대위로 임명됐다.  이것은 그로서는 큰 영예이기도
 하고 출세가 아닐 수 없었다.

  언젠가 그는 교외에서 야외 연습을 하다가   천리안의 영력(靈力)을 지닌 이상한 남
자를 만났다. 불현듯 대위는 자기의 장래를 점쳐보기로 했다.
  남자는 대위의 얼굴을 응시하다가 "앗!"하고 외마디 소리를 질렀다.
   "왜 그러시오. 내 얼굴에 무엇이 나타났기에 그렇게 놀라는거요. "
   "아니, 대위님 용서하십시오. 사실은 대위님 얼굴에  예기치 않았던 것이 보이기에--"
  영능자는 겁에 질린 듯 말했다.
   "그게 뭔데?  어서 말해 봐요."
   "글쎄요, 말씀 드리기가....."  남자는 떨면서 말했다.
   "나를 어떻게 보고 하는 수작이요. 나는 어떤 일에도 놀랄 그런 비
겁자가 아니란 말이요.   그런 걱정일랑 하지 말고 곧이  곧대로 말해봐요."

   "정 그러시다면 말씀드리겠습니다. 사실은 당신  등뒤에 해골이 서
있는데, 한 손에 도끼를 들고 당신 머리를 내려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말씀드릴 필요도 없이 이것은 사신(死神)을 의미하고, 당신 수명은  그
다지 길지 않으며  광장에서 처형당할 운명을  암시하고 있는  것입니
다."

   "농담도 작작해요. 그런 일이 내게 일어난다니."
   "농담이 아닙니다. 있는대로 말씀드렸을 뿐입니다. 언짢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부디 몸조심을 하십시오."
  영능자는 그렇게 말하고 총총히 자리를 떴다.
   "농담도 유분수지."
  대위는 화를 냈다. 그리고 그런 자에게  자기 운세를 투시케한 것을 후회했다.

  그런 일이 있은지 얼마 후, 두 밀수업자가 체포됐다. 그들은  밀무역혐의로 차
압된 물품을 밤에 비밀리에 관세창고에서 꺼내려다 체포당하고, 재판 결과 에딘
바라시  광장에서 군중 앞에서  교수형에 처해지게 됐다.




  처형에 앞서서, 두 사람은 사후의 영혼의 구원을 위해서 교회에서의 기도가 허
용됐다. 교회로 향하던 도중, 둘 중 하나가 감시의 눈을 틈타 탈주에 성공했다.
  남은 밀수꾼은 군중 앞에서  처형당하게 됐다. 그  광경은 폴테우스 부인이 환
각에서 본 것과 조금도 다를 바 없었다. 환각 속에 처형자는 한 사람이었기 때문에
그 줄거리대로  두 처형자 중 하나는  도망치고 하나는 남게 된 것이다.

  처형자는 두 팔을 포박당하고 교수대  앞에 머리를 숙이고 서  있었다. 그 곁에는
 사형집행인이 긴장한 모습으로 집행의 신호를 기다리고 있었다.  교수대 옆에는
 이것도 잔뜩 긴장한  폴테우스 대위가 부하를 거느리고 부동자세로 서 있었다.
 교수대를 멀찌감치 바라보며  군중들이 겹겹이 둘러싸고  있었다. 그들의 표정에서
처형자에 대한 깊은 동정의 마음을 읽을 수 있었다.
이윽고 처형 집행 신호가 울렸다. 순간 주위는 물을 끼얹은 듯 조용했다.
처형자는 무거운 발걸음으로 교수대로 올라갔다.  집행인이 로프를 잡아 당겼다.
처형자의 목이 앞으로 기우뚱했다. 처형은 끝났다.

   "아아."
  군중 속에서 탄식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이윽고 그것은 신음  소리고 바뀌고, 다음
 순간에는 노성과 욕설로 뒤바뀌었다. 그리고 폴테우스 부인이 본 영상에서처럼
군중들은 집행인을 향해서 돌멩이와 흙덩어리를 마구 던졌다.

  그 때까지 묵묵히 그 광경을 지켜보고 있던 경비 대장 폴테우스  대위는 마침내
부하를 향해 발포를 명하고 스스로도 하이란드 지방 출신인 한 명문 집안 아들을 사
살했다.

  경비대의 발포로 소동은 일단 가라앉았으나 사태가 수습된 후, 이와 같은 상황에서
 발포가 타당한지의 여부가 문제가  됐다. 그 결과 정당방위로 받아드릴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오고,  대위는 경시 총감의 명령으로 체포되고, 재판결과 살인죄로 사형선
고를 받았다.

  이 때 폴테우스 부인은 이미 미망인이었으나 자기 아들이  환각속에서 본대로 사
형선고를 받고,  처형을 기다리면서 감옥에  갇혀 있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는 실신할
 것만 같았다. 환각에 나타난 현상이 하나하나 어김없이 실현되어 가는데는 그저 놀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환각은 환각으로 아들의 사형집행을 수수방관만 할 수는  없었다. 할 수 있
는데까지는 손을 써야겠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바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어버이
의 마음일 것이다.

  어떻게 해서던지 아들을 살려야지, 그렇게  마음먹고 아들의 석방에 도움이 될만한
사람을 찾아가서 호소하고 애원했다.  그 결과 영국 여왕이 집행유예를 내리고 가석방
이 허가됐다. 그런데 일이 이대로 진행되었다면 만사는 무사히 해결될  것이었으나
운명의 신은  어디까지나 부인의 편에 서지 않았다.

  석방일이 지정된 그 전날 밤, 집행유예의  은전을 입은 폴테우스 대위는 친구들과 
함께 감옥  내에서 기쁨을 나누고 있었다. 그 때 간수 한 사람이 대위에게 와서,
   "지금 무장한 군중이 감옥으로  쳐들어와서 당신을 해칠려고  하고 있습니다."
  라고 알리는 것이 아닌가.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폭도는 견고한 감옥 문을 부수고
 쳐들어와서  대위를 사로잡아, 그  어머니가 꿈에서 본대로 에딘바라 광장으로 끌고
 가서 죽이고 말았다.




  정말 믿을 수 없는 꿈 이야기지만 실지로 스코트랜드에서 있었던 일이고, 그 기록은
 19세기  말한 저명한  장로파 교회  목사의 서재에서 발견된 것이다.
그 자세한 경위는 T.  찰리의 [영계통신](T. Charley :  News from the  Invisible World)에
기재되어 있다.
--앨런  본 저, 송산출판사, 믿을 수 없는 우연, 1986.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