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예화]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
어떤 사람이 자신이 크나큰 자랑으로 삼던 잔디밭에 민들레 한
무더기가 자라나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갖은 방법을 다 동원해 민들레를 죽여 없애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민들레는 꿈쩍도 하지 않은 채 계속 골치를 썩였다.
마침내 그는 농립부에 편지를 썼다.
그는 자신이 민들레를 없애기 위해 들였던 온갖 수고를 일일이
늘어놓으며 다음의 질문으로 끝을 맺었다.
"이제 어찌하면 좋겠습니까?"
관례에 따라 절차를 밟은 답장이 왔다.
"민들레를 사랑하는 법을 배우시기를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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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눈은 점점 멀어져가고 있었다. 그는 어떻게든 시력을 되찾으려고
힘닽는 데까지 노력했다. 약과 치료가 더 이상은 말을 듣지않게 되자,
그의 마음은 만신창이가 되어갔다.
그에게 어찌 "당신이 장님이 되었다는 사실을 사랑해보세요"라고 쉽게
말할 수 있을 것인가.
그야말로 투쟁이었다. 처음에 그는 자신이 장님이 되었다는 사실조차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했으며, 그러니 이제 어떻게 하겠다는 마음도
전혀 내비치지 않았다. 그에게는 장님이라는 말을 입에 올리는 것조차
끔찍한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토록 힘겨우면서도 자신이 장님이 되었다는 사실을 입
밖으로 내고 자신을 서서히 변화시켜 나가기 시작했다. 체념과 관용,
그리고 받아들읨의 언어로...
그러고 어느 날 그 자신도 놀랄 일이 벌어졌다. 그는 이제 사신이 앞을
볼 수 없다는 사실을 온 품에 감싸안고 "나는 나를 사랑한다"라고 말할
수 있게 되었다. 그가 웃는 것을 다시 보게 된 날이었다.
물론 그의 시력은 영영 되돌아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얼굴은
얼마나 사랑스러워졌는가!
-안서니 드 멜로 : 유쾌한 깨달음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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