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 21.
[예화] 2등의 분노
[예화] 2등의 분노
고대 그리스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다. 몸이 빠른 한 육상선
수가 2등으로 들어왔다. 그는 죽을 고생 끝에 결승선에 섰으나
군중은 그가 아닌 우승자에게 환호를 보냈다. 승자를 위해 축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는 다른 등외 선수들과 함께 서있어야 했다.
시내를 걸어 집에 돌아가는 그의 귀에는 승자의 이름밖에 들리지
않았다.
며칠 후 시내 한복판에 우승자를 기려 거대한 동상이 세워졌다.
2등 선수는 평생 하루하루 그 동상을 보며 자신이 패자임을 확인
해야 했다. 시기와 질투가 그의 영혼을 점차 장악해 결국 그는 아
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밤마다 잠 못 들고 그는 몰
래 어둠 속으로 나가 승자의 동상으로 향했다. 거기서 그는 석상
을 기초부터 조금씩 끌로 파냈다. 밤마다 거대한 대리석상은 조
금씩 약해졌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다. 그가 석상을 한
조각 더 파내자 육중한 선수 동상이 큰소리로 갈라지며 앞으로 쓰
러진 것이다. 거대한 대리석 챔피언은 끌을 든 작은 사람을 덮쳤다.
그는 즉사했다.
그러나 끌을 든 남자는 동상이 무너진 순간에 죽은 것이 아니라 그
간 조금씩 서서히 죽어갔다고 할 수 있다. 결국 하루하루 생각이 꼬
리를 물 때마다 그를 죽인 것은 질투의 무게였다. 질투는 자랑스런
일급 선수의 영혼을 끌이나 들고 타인의 행복을 벗겨내는 옹졸한
사람으로 바꿔놓았다. 질투의 치명적 독이란 그런 것이다.
- 「당신 삶의 거인들을 잡아라!」/ 데이비드 제러마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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