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12.
[예화] 재미 때문에
[예화] 재미 때문에
늘 위엄을 갖추고 신하를 상대해야 하는 임금이 하루는 싫증이
났습니다.
하루도 변함없이 같은 사람들에 둘러싸여 일을 처리하고 권위를
유지해야 하는 일이 임금으로서는 견디기가 무척이나 힘이 들었
습니다.
임금은 무료함과 판에 박힌 생활을 벗어나기 위해서 광대를 한 명
고용했습니다. 광대는 임금을 위해서 온갖 재미있는 몸짓을 서
슴지 않았습니다. 임금은 그런 그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무척이
나 즐거웠습니다.
그러나 광대는 임금만을 즐겁게 한 것은 아니었습니다. 궁궐을 이
곳저곳 돌아다니면서 신하들을 놀려대기 일쑤였습니다.
날이 거듭될수록 그 정도가 심해졌고 결국에는 임금까지 놀림의
대상이 되기 시작했습니다. 그것을 보는 임금의 마음은 편하지
않았습니다.
임금은 광대의 못된 행동을 바로잡아야 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신하를 시켜서 그를 감옥에 가두게 하였습니다.
광대는 그것이 임금의 지시라는 것을 알고서 전혀 걱정하지 않았
습니다. 임금은 그를 형장으로 데려가게 했습니다.
광대는 그것 역시 임금이 꾸민 각본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습니다.
형장에 들어선 광대는 조금 겁이 났습니다. 시퍼렇게 날이 선 칼
을 들고 서 있는 망나니를 보자 겁이 덜컹 났습니다. 망나니가 광대
에게 무릎을 꿇고서 목을 길게 빼라는 지시를 내리자 턱이 떨리기
시작했습니다.
광대는 그것이 모두 임금이 꾸며낸 계획이라고 생각했지만 떨리는
가슴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망나니가 시퍼런 칼을 번쩍 들자 광대가 두 눈을 감았습니다. 망나
니는 임금의 지시대로 칼을 내리치는 대신에 광대의 목에 찬물을 한
방울 떨어뜨렸습니다. 그리고 나서 임금이 있는 쪽을 바라보자 그가
웃으며 광대에게 다가왔습니다.
"이제 알겠느냐? 너의 무례함을 고치고자 내가 꾸민 일이다.
다음부터는 조심하거라. 알았느냐?"
임금이 광대의 고개를 세우려고 하였습니다. 그러나 광대는 머리를
들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더 이상 숨을 쉬지 않았습니다.
광대는 너무 두려웠던 나머지 칼날이 목에 닿기도 전에 숨을 거두고
만 것이었습니다.
------------
지나친 장난은 큰 화를 부르게 될 것이다. 비록 재미라고 변명
할지라도 통념을 넘어서면 수습하기 힘들다. 자칫 패가망신에
목숨까지 잃을 수도 있다.
-연우생각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가장 많이 본 글
-
[죽음] 탈출구는 없었다 목매 자살 의사 ------------------------------------------------------------------------------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도움이 필요하거나 우울하...
-
[상식] 색깔 의미 색채심리 빨주노초파남보 상징 컬러 판단 뇌는 풀을 녹색으로 인식한다. 하지만 색깔과 관련해 기분이 오싹해지는 점은 그것이 아무데도 없다는 것이다. 풀이든 뇌든 그 사이의 공간이든 어디든, 물리적 ...
-
[상식] 개의 1년은 인간의 7년과 같다 -개에 대한 상식 개의 1년은 인간의 7년과 같다는 것이 사실인가? 작은 개가 큰 개보다 더 빨리 성숙하고 더 오래 살 기 때문에 그것에 대한 표준이 되는 공식은 없다. 그러나 제안되었던 더...
-
[꿈상징] 먹다 마시다 식사 음식 00 꿈에 국수를 맛있게 먹었다 -- 입학시험에서 합격했다 01 흰 쌀밥이 갑자기 시꺼멏게 변한 꿈 밥을 먹는데 흰 쌀랍이 갑자기 시켜멓게 변했어요 그다음날 중매약속을 가려고...
-
[상식] 전체 지하철 각 노선표 1~9호선 분당선 중앙선 경춘선 수도권 전철 -위키백과 수도권 전철은 서울역앞역부터 청량리역까지 개통된 서울 지하철 1호선과 함께 경부선, 경원 선, 경인선과의 직결 운행을 개시한 것을 시초로 ...
-
[유머] 용문객잔(新勇門客潺) 시리즈 -패러디 배꼽잡는 코믹 무협, 신 용문객잔 시리즈입니다. 1편과 2편은 PC 통신에서 여기저기 돌아다녔 는데 작자는 미상이고, 번외편은 삼성화재에 다니는 김기철님이 쓰신 것입니다. ----...
-
[행위예술] 나는 존재한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 Marina Abramovic 내가 살아 있다는 것, 그리고 생활하고 느낀다는 것, 이것은 큰 축복이자 경이일 수도 있습니다. 어느날 갑자기 느끼게 된 나란 존재... 그런데 이 ...
-
[명시음악] 문둥이 시인 한하운시 모음 원장현 대금 [음악동영상 원장현 대금] 보리 피리 보리 피리 불며 봄 언덕 고향 그리워 피--ㄹ 닐니리. 보리 피리 불며 ...
-
[유머] 침대가 따뜻한 이유 아들이 성장하여 군대를 가게 되었다. 엄마는 추운 겨울 외아들을 군대에 보내고 난 후, 너무나도 보고싶은 마음에 일주일에 한번씩 편지를 보냈다. 시간이 흘러 어느 날, 엄마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
[명언음악] 꽃에 대하여 꽃말 유래 - 야생화 Richard Clayderman 01 꽃은 반쯤 피었을 때 가장 아름답고, 술은 취하기 전이 가장 기분좋으니, 만약 꽃이 활짝 피고 술에 흠뻑 취하면 문득 재앙의...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