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6.
[예화] 쓰러진 동상
[예화] 쓰러진 동상
고대 그리스에 전해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몸이 빠른 한 육상선수가 2등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는 죽을 고생
끝에 결승선에 섰으나 군중은 그가 아닌 우승자에게 환호를 보냈
습니다.
승자를 위해 축사가 진행되는 동안 그는 다른 등외 선수들과 함께
서있어야 했습니다. 시내를 걸어 집에 돌아가는 그의 귀에는 승
자의 이름밖에 들리지 않았습니다.
며칠 후 시내 한복판에 우승자를 기려 거대한 동상이 세워졌습니다.
2등 선수는 평생 하루하루 그 동상을 보며 자신이 패자임을 확인
해야 했습니다. 시기와 질투가 그의 영혼을 점차 장악해 결국 그는
아무 일도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밤마다 잠 못 들고 그는 몰래 어둠 속으로 나가 승자의 동상으로 향
했습니다. 거기서 그는 석상을 기초부터 조금씩 끌로 파냈습니다.
밤마다 거대한 대리석상은 조금씩 약해졌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밤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그가 석상을
한 조각 더 파내자 육중한 선수 동상이 큰소리로 갈라지며 앞으로
쓰러진 것입니다.
거대한 대리석 챔피언은 끌을 든 작은 사람을 덮쳤습니다. 그는 즉
사했습니다. 그러나 끌을 든 남자는 동상이 무너진 순간에 죽은 것이
아니라 그간 조금씩 서서히 죽어갔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결국 하루
하루 생각이 꼬리를 물때마다 그를 죽인 것은 질투의 무게였습니다.
질투는 자랑스런 일급 선수의 영혼을 끌이나 들고 타인의 행복을 벗
겨내는 옹졸한 사람으로 바꿔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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