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8. 24.
[예화] 희망이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예화] 희망이 우리를 강하게 만든다
연세대 의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암센터 이희대(李羲大·56·외과) 소장는 20여 년간
암 치료를 하던 암 전문의입니다.
유방암 수술 분야에서 손꼽히는 명의이지만 그에게도 암은 사정을 봐주지 않았습니다.
2003년 대장암 진단을 받고 대장을 절반 잘라내었고 그 후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암은
간과 왼쪽 골반으로 번져 흔히 말하는 말기인 4기가 되었습니다.
그의 암은 집요해서 모두 11번 재발했습니다. 간과 골반 뼈 일부를 잘라내는 수술을
5번 받았고, 다섯 번의 고강도 방사선 치료도 받았으며 3~4개월씩 계속되는 항암치
료도 두 번 받았습니다. 그러나 그는 "인생의 모든 고난은 동굴이 아니라 터널입니다.
언젠가는 끝이 있고 나가는 출구가 있죠. 그 고행을 이기면 예전보다 더 행복한 삶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희망이 나를 이렇게 버티게 해줬지요."라고 담담히 말합니다.
그는 골반 뼈 전이 암 치료 후유증으로 두 개의 지팡이에 의지해 걷습니다. 그럼에도
지금도 매주 2~4개의 유방암 수술을 집도하고 있습니다. 암을 고치는 의사가 암 환자
라는 소문이 나면서 전국의 암 환자들이 그를 찾습니다. 상당수가 암이 재발하고 폐나
뼈에 전이된 환자들입니다. 그는 그들에게 "뭘 그런 것 같고 그렇게 시무룩하냐"는
핀잔을 주기 일쑤입니다.
"저는 암 환자들에게 치료법이 남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절대 절망해선 안 된다고 말하죠. 두려움이 골수(骨髓)를 녹여서 면역력을 떨
어뜨리거든요."
그는 매주 목요일 저녁 병원 외래에서 암 환자들을 위한 예배시간을 가집니다. 매주
40~50명의 환자들이 모이지만 단순한 종교행사로 그치지 않고 암 투병에 대한 요령
도 알려주고 질문도 받는 강좌성격의 자리입니다. 여기에 다. 환자들에게 투병 요령을
알려주겠다는 뜻에서 자신의 투병기를 그의 이름을 따 '희대의 소망'이란 책을 펴냈
습니다.
"암이 사람을 죽이는 게 아닙니다. 자신이 갖는 절망 때문에 죽는 거죠. 저는 암에
걸리기 전보다 지금이 더 행복합니다. 작은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알게 됐고,
가족과의 정도 더 깊어졌기 때문이죠." "사실 저도 괴로울 때가 있죠. 참을 수 없는
고통으로 죽음의 두려움이 밀려올 때마다 내가 나아서 행복해지는 꿈을 꾸고 그것을
미리 당겨다 갖다 놓습니다. 미래의 기쁨을 빌려와서 지금 누리는 거죠."
"암은 마음의 병입니다. 마음이 바쁘고 스트레스를 이겨내지 못하면 그 틈을 타서
암 세포는 자랍니다. 항상 즐겁고, 매사를 감사하게 여기세요. 저를 보세요. 암 4기
상태로 6년 동안 일할 거 다하면서 잘 살지 않습니까. 새로운 암 5기죠. 희망이 우리
를 강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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