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9. 14.
[예화] 형사와 목사
[예화] 형사와 목사
누가 그랬던가? 서른 살 때에는 서둘러 살고, 마흔 살 때에는
마음대로 살고, 쉰 살 때에는 쉬엄쉬엄 살고, 예순살 때에는
여유있게 사는 거라고.
그 말이 사실이라서, 서둘러 살 수 밖에 없는 나의 서른 살 때를
깔끔하게 정리해 놓고, 마음대로 살 수있는 마흔 살로 싹 넘어
갈수만 있다면 그 얼마나 좋으랴!
혼자서 이런 궁리를 하며 좋아하는데, '마흔이 넘으면 제 얼굴에
책임을 져야한다'는 생각이 불쑥 튀어나온다.
오늘 우리 공동체 나눔의 집을 모교단의 목사님 두 분과, 서울시
경에 근무하는 정보과 P형사가 다녀가셨다. K형사는 우리 공동체
자원봉사자이고, P형사는 도시빈민선교에 관한 정보를 얻기 위해
막무가내로 나를 찾아오는 분이다.
그런데 그 분들을 잘 모르는 자원봉사자들은 형사들을 가리키며
"이 분들은 어느 교회 목사님이신가요? 인상이 참 좋으시네요"
하고 내게 물었다.
그리고는 목사님 두 분을 향해서는 "이 분들이 경찰서에서 오신
분들인가요?" 하고 묻는 게 아닌가. 목사같은 형사님 얼굴에 비해
형사같은 목사님 얼굴이라니....
아 아, 이제 책임져야 할 내 얼굴!
난 과연 뭐 같은 목사 얼굴인가?
/최일도 목사(다일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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