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포괴담] 엄마 나 예뻐
갓 말을 배우기 시작한 민정이는 항상 엄마에게 자기가 예쁘냐고
물어보곤 했다. 엄마는 민정이를 정말 예뻐했다.
"엄마, 나 예뻐?"
"응, 이 세상에서 우리 민정이가 제일 이뻐"
민정이는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것이 너무 좋았다. 하루라도 수백번
씩 엄마한테 예쁘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엄마도 어린 것이 아직 철
이 없어서 그럴거라고 여겼지만, 커가면서 질문의 횟수는 점점 늘
어만 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엄마도 민정이의 질문이 귀찮게 여겨졌다. 그래
민정이의 질문에 엄마는 종종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정이가 다섯 살 되던 해, 가족들은 산으로 야유회를 갔다. 가족들이
계곡을 연결한 아슬아슬한 구름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 민정이가 엄
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 예뻐?"
"그래 예쁘다고 했잖니."
엄마는 귀찮아서 엉겁결에 민정이를 뚝 쳤다. 그 바람에 민정이는 발
을 헛디뎌 그만 다리 아래로 추락해 주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실수와 슬픔을 잊고 두 부부는 다시 소정이라는
예쁜 딸을 얻게 되었다. 그런데 소정이 역시 죽은 언니처럼 그 예쁘
다는 질문을 수없이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는 민정이의 사고가 생각나서 소정이의 질문에 조금도 짜증을
부리는 일이 없었다.
소정이의 다섯 살 생일날, 가족들은 5년 전에 민정이가 죽은 바로 그
산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 사고가 난 다리를 건너는 순간, 아빠와 손
을 잡고 가던 소정이가 물었다.
"엄마, 나 예뻐?"
"응, 우리 소정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엄마가 조심하면서 대답하니까 소정이가 엄마 품에 와락 안기더니 생
긋 웃으며 물었다.
"그런데 왜 나를 밀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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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널리 유행했던 공포괴담.
사이가 안좋은 부부나 부모자식간에는 전생에
웬수였던 사람들이 많다는 불교설화가 있다.
이런 모진인연이 맺어지면 대대로 애정과 증오
가 끊임없이 반복된다.. ... 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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