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2. 8.

[범죄심리] 마음의 상처는 범죄자를 만든다 - 아내의 변심







[범죄심리] 마음의 상처는 범죄자를 만든다 - 아내의 변심





마음의 상처는 단순히 어떤 사람을 아프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범죄자로 만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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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나와 동일한 교육을 받았던 사람들, 나와 동일한 말을 사용하는 사람들 그리고 나와
 동일한 책, 동일한 음악, 동일한 그림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비인간적으로 변하고 동시대
인들이 결코 저지를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일들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면 내가 그런
가능성으로부터 안전하다는 확신은 어디서 얻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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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는 9명으로 구성된 배심원단의 경직되고 침울한 표정에서 어떤 판결이 내려질지 예측
할 수 있었다. 그 판결은 바로 무기징역. 재판은 아직 시작되지 않았지만 한 젊은 부인의
살해에서 나타난 범인의 냉혹함과 계산적인 태도가 판결에서 다른 선택의 여지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 분명했다.

28세의 한 남자가 새벽에 집으로 돌아온 아내에게 커피 한 잔을 건넸다. 커피 안에는 'KO
시럽'이라는 수면제가 들어 있었다. 그는 잠이 든 아내의 축 늘어진 몸을 안아 뜨거운 물
이 가득 채워딘 욕조 속에 내려놓은 뒤 육류용 칼로 손목과 팔꿈치 그리고 목 등 여러 군
데에 깊은 상처를 냈다. 그리고 검은 피가 격하게 솟구치는 아내의 몸을 욕조 깊숙이 누
르고 기포가 나오지 않을 때까지 기다렸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남자는 피가 가
득한 욕조 옆에 앉아 두 개피의 담배를 피우고 경찰서에 전화를 걸어 자신의 범행 사실을
알렸다 .
경찰이 도착할때까지 그는 죽은 부인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으며 말을 건넸다. 그는 경찰이
도착하자 옆방에서 평화롭게 잠을 자고 있는 두 아이가 깨지않도록 최대한 조용히 해 줄
것을 부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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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는 잔인한 치정살인으로 기소되었다. 며칠이 지난 뒤 법의학적인 검사를 통해 피해자를
 죽음으로 이끈 세가지 원인이 밝혀졌다. 그원인은 바로 중독, 출혈, 익사였다.

법정에서 남자는 머뭇거리며 자신의 이야기를 시작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부모를 잃었고,
여러 곳의 보호 시설에서 생활하다가 양부모를 만났지만 사랑을 받으며 성장하지는 못했다.
그는 어린 시절에 친구들에게  따돌림과 구타를 당했으며 자신을 좋아해 주는 사람을 단 한
 명도 만나지 못했다. 학교에서는 고아라고 놀림을 받았고, 학교 성적이 훌륭했음에도 불구
하고 교사가 될 수 없었다. 그로 인해 그는 그곳에서 벗어나고자 결국 낯선 지역으로 이주
하였다.

감정에 휘둘리지 않을 것 같았던 남자는 이야기를 하면서 눈물을 참으려고 애쓰는 모습을 보
였다. 배심원들은 사전에 나쁜 부모와 불우한 어린 시절에 대한 감상적인 이야기 따위는 듣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었지만 배심원들의 표정은 더이상 굳어 있거나 단호하지 않았다.
이로 인해 필자는 조금은 완화된 판결인 25년 정도의 징역형을 예측했다.

재판관이 여러 번 요구를 한 후에야 비로서 피고인은 낯선 지역에서 겪은 일, 자신이 저지른
 잔인한 행위, 자기 자신의 혹평과 죽음의 공포, 고향에서의 평범한 삶, 가정에 대한 꿈, 실
제로 한 여자를 만나서 결혼했을 때 느꼈던 무한한 행복감 등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러자 배심원들의 마음이 조금 더 열린 것처럼 보였다. 그로인해 필자는 20년 정도의 징역형
을 예측했다.

아내와의 사이에서 두 번째 아이가 태어난 후 남자의 결혼 생활은 위기에 빠졌다. 남자와 마
찬가지로 불행한 가정환경에서 자란 아내는 아이들에게만 신경을 쓰며 살아갈 준비가 되어 있
지 않았다. 결국 그녀는 남자를 거부하였고 적극적으로 그와 헤어져야 할지를 고민하였다. 그
리고 만약 헤어지게 된다면 두 아이를 남자에게 맡길 것이라고 말했다. 그녀는 거의 병적 흥분
상태였으며, 매일 저녁 외출을 했다. 처음에는 동성 친구들을 만났지만 나중에는 이성 친구들을
 만나 새벽이 되어서야 돌아오곤 했다. 그녀는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로 집에 들어왔고, 심지
어 어는 날은 마약에 취해 들어오기도 했다.

남자는 일주일에 40시간씩 일을 해야 했지만 밤에는 우는 아이를 안아 주며 자신이 아린아이였
을 때 소망했던 좋은 부모가 되고자 최선을 다했다. 여러 명의 증인은 최근에 남자가 아이들과
 함께 있는 것을 자주 보았고 그의 모습은 자상하고 사랑에 넘치는 아버지였다고 진술했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배심원들의 의견은 더이상 일치하지 않을 듯했다. 어떤 배심원은 의심쩍은 눈
으로 남자를 바라보았지만 또래의 아이가 있는 2명의 젊은 남자 배심원은 피고인의 심정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듯한 표정을 치었다. 상황이 이쯤 되자 필자는 살인에 대한 최소 형량인 15년 정
도의 징역형을 예측했다.


 







잠시 후 또 다른 증인들이 출석했다. 목덜미까지 문신을 한 청년들은 재판관 앞에서 껌을 씹으며
예의없는 태도를 취했고 손을 주머니에 넣은 채 자신들이 왜 법정에 서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불
쾌감을 드러냈다.
그들이 실제로 피살자와 자주 만났는지, 그녀가 정말 술에 취한 날이 많았는지, 마약을 복용했는
지, 그녀가 한 번도 아이들이나 남편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없는지, 그녀가 실제로 다른 남성들과
성관계를 가졌는지 등의 질문이 이어졌다. 그들은 이렇게 답했다.

"그게 벌을 받을 만한 일인가요? 그러면 안 되는 건가요? 그녀의 남편은 지독하게 비열한 놈이었어
요. 그녀는 남편과 헤어지길 원했어요. 그녀는 매우 힘들어했어요."





배심원들은 다시한 번 범행 현장과 희생자의 사진을 관찰하였고, 피고인이 마지막으로 진술한 권리
를 포기한다는 말을 들은 후에 퇴장하였다 . 그들은 짧은 시간 동안 논의를 한 후에 판결문을 발표
했다.

그내용은 많은 사람을 깜짝 놀라게 했다. 전문 재판관도 큰 불만감을 표시했다. 그들은 남자에게
모살(미리 계획한 살인)이 아닌 고살(故殺 감정의 일시적 폭발 등으로 인한 살인)로 판결을 내린 것
이다. 그로인해 남자는 8년의 징역을 선고받았다.


39 악의 등급 GRADUATION OF EVIL

미국의 정신과 의사인 마이클 스톤 박사가 만들어 낸 '악의 등급'과 그의 동료 의사 마이클 웰너가
 만든 '타락의 등급'을 활용하여 악을 학술적으로 측정하려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스톤 박사는 가족을
 살해한 부부, 부모 그리고 자식들에 대한 279건의 사례를 평가한 후에 기준등급을 만들었다.

총 22단계인 이 등급표에서 가장 아래쪽은 정당방위, 그러니까 완전히 돌발적으로 범행을 저지른 살인
자가 해당된다. 그리고 가장 높은 쪽에는 계획적인 살인의도가 강하고 극악한 공격을 가한 살인자들이
해당된다. 이들은 대부분의 사이코패스 살인자가 그러하듯 희생자를 오랜 시간 동안 매우 집중적으로
괴롭히고 고통스럽게 만들기 위해 애쓴다.


-출처:
평범했던 그는 왜 범죄자가 되었을까-세계적인 법정신의학박사가 밝힌 인간 본성에 관한 진실
*라인하르트 할러(의학박사)저/신혜원옮김/지식의숲 간/2012.2쇄본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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