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2. 12.
[예화] 아버지의 마음
[예화] 아버지의 마음
어느 일간지에 기고한 어떤 분의 글입니다.
나의 고향은 경남 산청이다.
지금도 비교적 가난한 곳이다.
그러나 아버지는 가정형편도 안되고 머리도 안되는
나를 대구로 유학을 보냈다.
대구중학을 다녔는데 공부가 하기 싫었다.
1학년 8반, 석차는 68/68, 꼴찌를 했다.
부끄러운 성적표를 가지고 고향에 가는
어린 마음에도 그 성적을 내밀 자신이 없었다.
당신이 교육을 받지 못한 한을 자식을 통해 풀고자 했는데,
꼴찌라니... 끼니를 제대로 잇지 못하는 소작농을
하면서도 아들을 중학교에 보낼 생각을
한 아버지를 떠올리면 그냥 있을 수가 없었다.
잉크로 기록된 성적표를 1/68로 고쳐 아버지께 보여드렸다.
아버지는 보통학교도 다니지 않았으므로
내가 1등으로 고친 성적표를 알아차리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다.
대구로 유학한 아들이 집으로 왔으니 친지들이 몰려와
‘찬석이는 공부를 잘 했더냐’고 물었다.
아버지는 ‘앞으로 봐야제 이번에는 1등을 했는가 배’했다.
명순(아버지)이는 자식 하나는 잘 뒀어.
‘1등을 했으면 책거리를 해야제’했다.
당시 우리집은 동네에서 가장 가난한 살림이었다.
이튿날 강에서 멱을 감고 돌아오니,
아버지는 한 마리뿐인 돼지를 잡아 동네
사람을 모아 놓고 잔치를 하고 있었다.
그 돼지는 우리집 재산목록 1호였다.
기가 막힌 일이 벌어진 것이다.
‘아부지...... ’하고 불렀지만 다음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리고 달려 나갔다.
그 뒤로 나를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겁이 난 나는 강으로 가 죽어버리고 싶은 마음에서
물속에서 숨을 안 쉬고 버티기도 했고,
주먹으로 내 머리를 내리치기도 했다.
충격적인 그 사건 이후 나는 달라졌다.
항상 그 일이 머리에 떠올랐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17년 후 나는 대학교수가 되었다.
그리고 나의 아들이 중학교에 입학했을 때,
그러니까 내 나이 45세가 되던 날,
부모님 앞에 33년 전의 일을 사과하기 위해
‘어무이, 저 중학교 1학년 때 1등은 요.......’
하고 말을 시작하려고 하는데,
옆에서 담배를 피우시던 아버지는
‘알고 있었다. 그만 해라. 민우(손자)가 듣는다.’고 하셨다.
자식의 위조한 성적을 알고도 돼지를 잡아
잔치를 하신 부모님 마음을,
박사이고 교수이고 대학 총장인
나는 아직도 감히 물을 수가 없다.
- 어느 일간지에 기고한 글 -
피드 구독하기:
댓글 (Atom)
가장 많이 본 글
-
[죽음] 탈출구는 없었다 목매 자살 의사 ------------------------------------------------------------------------------ 도움이 필요하십니까? 도움이 필요하거나 우울하...
-
[유머] 술자리에서 대처할 수 있는 방안 1. 선수의 생명은 체력이다.............................................. 선수입장 하자마자...원샷~원샷~ 외치며 강속구로 승부하는 선수들... ...
-
[처세예화] 남루한 고승 -상황에 맞춰라 1 고승이 임금님의 초청을 받았다. 누더기를 걸친 남루한 모습의 고승을 대 궐 문지기가 비루먹은 개를 본 듯 모질게 쫓아냈다. 다음날 좋은 옷으로 갈아입고 무사히 대궐문을 통과한 고승에게 임...
-
[공포유머] 만득이 시리즈 모음 1. 만득이 시리즈의 시작 만득이가 하루는 만두 가게에 들어가 만두를 주문했다. 때마침 귀신도 그 만두 가게에 있었는데 선반 위에 얹어 놓은 ...
-
[유머] 사랑의 세대론 10대의 사랑은~ 공상. 20대의 사랑은~ 열정. 30대의 사랑은~ 체험. 40대의 사랑은~ 조화. 50대의 사랑은~ 동행. 60대의 사랑은~ 추억. 70대의 사랑은~ 재생. 80대의 사랑은~ ...
-
[유머] 아내 죽이기 CIA의 국장이 새로 채용한 세 명의 첩보원을 시험하게 되었다 . 국장은 25살, 35살 그리고 45살인 그들의 아내를 각각 서로 다 른 방에다 집어 넣었다. 그는 먼저 25살짜리 첩보원에게 총을 건네주고 ...
-
[유머] 가져온 것은 안돼요 두 남자가 간이 식당에 들어와 카운터에 자리를 잡았다. 탄산음료 두 잔을 주문한 그들은 가방에서 샌드위치를 꺼내 먹기 시작했다. 식당 주인이 그걸 보고 남자들에게 다가와 말하기를, “여기서는 자...
-
[유머] 15년 전과 똑같아 " 오늘이 우리의 결혼 15주년이로군 여보, 당신은 15년전 결혼할 때나 지금이나 조금도 변하지 않고 똑같아." 남편이 말했다 " 그럴 수 밖에요.. 그때 입었던 옷을 지...
-
[예화] 한번에 하나 우리의 친구 하나가 황혼이 물들어 가는 시각에 멕시코의 한적한 해변을 거닐 고 있었다. 그런데 맞은편에서도 어떤 노인이 혼자서 걸어오고 있었다. 그 사람 은 멕시코 원주민이었다. 둘 사이의 거리가 점점...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