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4. 14.

[예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예화]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교도소에 새로 들어온 재소자가 있었다. 그는 몹시 두려워했고
절망에 빠져 있었다. 차가운 돌로 된 감방 벽은 온기를 죄다 빨아
들였으며, 단단한 쇠창살은 모든 자비심에 냉소를 보냈다. 수많
은 철문들이 닫히면서 내는 삐걱거리는 충돌음은 희망을 저 멀리
차단시켰다. 긴 형량이 선고되는 순간, 그의 가슴은 무겁게 내려
않았다. 그날 밤, 깊이 좌절한 채 감방에 누워 있던 그는 문득 간
이침대 머리맡 벽에 다음 문장이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앞선 재소자에게 힘이 되어 준 것처럼, 그 글귀가 그로 하여금
모든 절망을 이기게 해주었다. 아무리 힘들더라도 그는 돌벽에
새겨진 그 글귀를 보며 기억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석방되는 날 그는 그 말이 진리임을 알았다. 형기는 끝났고, 감옥
생활 역시 지나가 버린 것이다. 다시 삶을 시작하면서 그는 그
글귀를 침대 옆 메모지에다 그리고 자동차 안과 일터에도 적어놓고
틈날 때마다 그것의 의미를 마음에 새겼다. 상황이 나쁠 때에도
그는 절망하지 않았다. 그는 단순히 이 사실을 기억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고 상황을 헤치고 앞으로 나아갔다. 나쁜 시기는 그다지 길게
느껴지지 않았다. 좋은 시기가 다가오면 그는 그것을 즐기
되 결코 방심하지 않았다. 또다시 그는 기억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하여 삶의 여러 일들을 수행해 나가면서 어떤 것도 당연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좋은 시기는 언제나 이상하리만치 길게
느껴졌다. 암에 걸렸을 때조차도 그는 기억했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것이 그에게 희망을 주었다. 희망은 병을 물리칠 수 있는 힘과
긍정적인 생각을 주었다. 어느 날 의사가 그에게 말했다.
"암은 지나갔습니다."

생의 마지막 날, 임종의 자리에서 그는 사랑하는 이들에게 속삭였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그리고는 편안히 눈을 감았다. 그의말은 가족과 친구들에게 주는
그의 마지막 사랑의 선물이었다. 그말을 통해 그들은 '슬픔 역시
지나가리라'는 것을 배웠다.

절망은 우리 모두가 통과해야만 하는 감옥이다.
'이것 또한 지나가리라.' 이것이 우리로 하여금 상황을 견뎌 내게
도와준다.


-아잔 브라흐마. 술취한 코끼리 길들이기 중에서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