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17.

[공포유머] 엄마 나 예뻐





[공포유머] 엄마 나 예뻐


갓 말을 배우기 시작한 민정이는 항상 엄마에게 자기가 예쁘냐고 물어보곤 했다.
엄마는 민정이를 정말 예뻐했다.

 "엄마, 나 예뻐?"
"응, 이 세상에서 우리 민정이가 제일 이뻐"

민정이는 예쁘다는 말을 듣는 것이 너무 좋았다. 하루라도 수번번씩 엄마한테 예
쁘냐고 물었다. 처음에는 엄마도 어린 것이 아직 철이 없어서 그럴거라고 여겼지
만, 커가면서 질문의 횟수는 점점 늘어만 갔다. 그러다 보니 어느덧 엄마도 민정
이의 질문이 귀찮게 여겨졌다. 그래 민정이의 질문에 엄마는 종종 신경질적인 반
응을 보이기도 했다.

민정이가 다섯 살 되던 해, 가족들은 산으로 야유회를 갔다. 가족들이 계곡을 연
결한 아슬아슬한 구름다리를 건너고 있을 때, 민정이가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나 예뻐?"
 "그래 예쁘다고 했잖니."

엄마는 귀찮아서 엉겁결에 민정이를 뚝 쳤다. 그 바람에 민정이는 발을 헛디뎌
그만 다리 아래로 추락해 주고 말았다.

그리고 얼마 후, 그 실수와 슬픔을 잊고 두 부부는 다시 소정이라는 예쁜 딸을 얻
게 되었다. 그런데 소정이 역시 죽은 언니처럼 그 예쁘다는 질문을 수없이 엄마
에게 물었다.
엄마는 민정이의 사고가 생각나서 소정이의 질문에 조금도 짜증을 부리는 일이
없었다.

소정이의 다섯 살 생일날, 가족들은 5년 전에 민정이가 죽은 바로 그 산에 우연히
가게 되었다. 사고가 난 다리를 건너는 순간, 아빠와 손을 잡고 가던 소정이가 물
었다.

"엄마, 나 예뻐?"
 "응, 우리 소정이가 이 세상에서 제일 예뻐."
엄마가 조심하면서 대답하니까 소정이가 엄마 품에 와락 안기더니 생긋 웃으며
물었다.


 "그런데 왜 나를 밀었어!"


[아가 나 예뻐?]

댓글 없음:

댓글 쓰기

가장 많이 본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