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20.
[예화] 평상심은 어디서 오는가
[예화] 평상심은 어디서 오는가
한 선비가 한양을 다녀오다가 나루터에서 이웃마을 친구의
외아들을 만났다.
선비는 배에서 내렸고 외아들은 그 배에 올랐다. 배에서 내려
얼마를 걷던 선비가 산언덕에서 잠시 쉬며 강 한복판을 가로
지르는 그 배를 바라보았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순식간에 배가 뒤집어지며 이내 배도 사
람도 모두 강물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선비는 너무 놀랐지만 어쩔 수 가 없었다.
그는 크게 탄식 하다가 이내 친구 집으로 달려갔다. 친구는 사
실 조정에서의 꽤 높은 벼슬도 마다하고 고향에서 학문만 전념
하여 살아가는 고매한 인격의 소유자 였다.
친한 친구가 갑자기 찾아오니 그는 기뻤다.
즐겁게 친구를 환영하며 술과 안주를 준비시켰다.
그럴수록 선비의 마음은 무거워 졌다.
그래도 도저히 숨길 수 없어 선비는 떨리는 목소리로 방금 목격
한 사실을 얘기했다.
"저.... 자네 아들이 강물에 빠져 죽었다네.
내가 워낙 멀리 멀리 있어서 도울 수도 없었고
그 못돼먹은 사공이 어찌 그리 많은 사람을 태우던지.... "
선비는 그것이 마치 자신의 죄이기도 한 양 말을 맺지 못하여 사
공을 원망했다.
외아들의 아버지는 선비의 얘기를 조용히 들었다. 지극히 침착한
태도를 유지하던 아버지는 아들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얘기에 눈
가에 가벼운 경련을 보이다가 이내 원래의 표정이 되었다. 그러
다가 친구가 들려주는 마지막 얘기에 귀를 세우며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어려운 얘기를 빨리 들려주어서 고맙네
그러나 너무 걱정 말게 내 아들은 살아 돌아올 걸세
그러니 술이나 들며 오랜만에 얘기나 나누세."
선비는 친구의 이 태연한 모습에 크게 놀랐다. 그가 평소에도 인
격 높은 사람인 줄 알고 있었지만 아들이 물에 빠져 죽었다는 데
도 태연하기만 하니 그럴 만도 했을 것이다.
어쩌면 정신이 돌아 버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조차 했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일어났다. 그 죽었던 외아들이 문을 열고 들어
와 두 사람에게 조용히 인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선비는 너무도 놀라 친구 아들에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이냐고 물
었다.
"예 어르신을 뵙고 저는 배에 올랐습니다.
그런데 사공이 정원 이상으로 손님을 태우기에 그만 내렸습니다.
평소 저의 아버님께서는 '위험은 스스로 피해야 한다.'
라고 제게 말씀하셨기에 그 말씀을 좇아 따라 했을 뿐입니다."
이것이 살아 있는 가정교육이 아니겠는가? 그 아버지와 그 아들의
행동에 경탄을 금치 못할 뿐이다.
<황필상,천안 교차로, 96,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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