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2. 7.

[명시음악] 해후 닥터 지바고







[명시음악] 해후  닥터 지바고




[음악동영상. 닥터지바고 라라의테마]


-------------------邂逅(해후)



눈이 길을 묻어버리고
지붕 위에 높이 쌓일 때
한 걸음 밖으로 나가면
너는 문 밖에 와 서있다.
혼자서 가을 외투를 입고
모자도 없이 덧신도 신지않고
너는 흥분을 억누르며
눈에 젖은 입술을 깨물고 있다.

나무들과 울타리는 멀리 물러나
흐릿하게 보이고
너는 퍼붓는 눈을 맞으며
집 모퉁이에 홀로 서 있다.

눈 녹은 물이 스카아프를 따라
옷깃과 팔소매 속으로 흘러들고
구슬같은 물방울이
머리털에 걸려 반짝인다.
그리고 너의 밝은 아마빛 머리채가
너의 얼굴, 너의 스카프,
너의 가냘픈 모습,
너의 초라한 외투를 비추어 주고있다.

눈이 너의 속눈썹 위에 녹는다.
너의 두눈에는 슬픔이 있다.
그리고 너의 윤곽 전체가
하나의 덩어리로 이루어진 것 같다.
너의 모습은 내 심장에
조각칼과 강한 유산(硫酸)으로
영원히 지워지지 않게
아로새겨져 있는 것 같다.

너의 유순한 그 모습은
무엇으로도 지워버릴 수 없으리라.
그러므로 세상이 아무리 잔인해도
나는 아랑곳하지 않으련다.

그러므로 우중충한 하늘과 눈(雪)으로
이밤이 더한층 어두워도
너와 나 사이를 가르는
경계선을 그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누구이며 어디에서 왔는가?
이 모든 세월이 흘러가고
우리들도 세상에 없을 때
소문만이 살아 남는다고 하면....


 보리스 파스테르나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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邂逅(해후)는 유명한소설 닥터 지바고의 부록에 같이 넣어진 시중하나다.
저자가 시인이자 소설가, 절름발이라는 것이 기억난다. 영화 속에 오마샤
리프도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데 실화를 토대로 한 연인 라라의 모습도 선
하다. 하지만 원작 책에 나오는 시들이 더 좋은데,
 그 중 내가 좋아하는 시다.








영화 닥터 지바고 (1965) Doctor Zhivago
-평점 : 9.0/10 200분,
-감독 : 데이비드 린
-주연 : 오마 샤리프, 줄리 크리스티

[줄거리]
8세의 나이에 고아가 된 유리 지바고(오마 샤리프 분)는 그로메코가(家)에 입양되어
 성장한다. 그는 1912년 어느 겨울 밤, 크렘린 궁성 앞에서 노동자들과 학생들이
 기마병에게 살해되는 것을 보고 큰 충격을 받는다.

이후 그는 사회의 여러 뒷면들을 접하게 되고, 의학을 공부해 빈곤한 사람들을 돕고
자 꿈꾼다. 그는 그로메코가의 고명딸 토냐(제랄린 채플린 분)와 장래를 약속하면서
열심히 의학실습에 몰두하는데 운명의 여인 라라(줄리 크리스티 분)와 마주친다.
그녀는 어머니의 정부 코마로프스키(로드 스테이거 분)에게 정조를 빼앗기자 사교계
의 크리스마스 무도회장에서 코마로프스키에게 방아쇠를 당겨 총상을 입힌다.
유리는 다시 한번 이 여인에게 호기심을 느낀다.

그러나 라라에게는 혁명가 파샤(톰 카우트네이 분)라는 연인이 있었다. 1914년 1차
대전이 일어나고 군의관으로 참전한 그는 우연히 종군간호부로 변신한 라라와 반갑게
 해후한다. 1917년 혁명정부가 수립된 러시아에서 유리와 같은 지식인은 제일 먼저
숙청될 대상이었다. 그래서 그는 우랄 산맥의 오지 바리끼노로 숨어든다.

궁핍하지만 평화가 감도는 전원 생활을 보내다 적적함을 달래기 위해 시내 도서관을
찾은 그는 우연히 그 근처로 이주해온 라라와 다시 운명적으로 만나게 되는데...

-출처: 다음 영화 '닥터지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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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 지바고  Doctor Zhivago]


1.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의 유일한 장편소설. 의사 지바고라 불리기도 한다.

20세기 초 러시아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는 한 편의 대하소설, 그 명성에 걸맞게 어마어
마한 양을 자랑하는데다 줄거리를 명확하게 요약하기에도 힘들 정도로 여러 인물의 시
점으로 진행되고 있다.
부록으로 '유리 지바고의 시' 25편이 있다. 위 시'해후'는 그중의 한편.

1917년 러시아 혁명 이전의 체제가 아직 살아있으며, 파스테르나크가 당시 소련의 사회
체제를 반대한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실제 보리스 파스테르나크는 정치나 사회에 깊
이 관여하는 인물은 아니었지만, 특유의 객관적이고 냉정한 태도를 고수하며 당시 소련
의 체제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이 책은 완성되고 나서도 본국에서 출판되지 못했다. 파스테르나크는 이 원고를 가지고
모스크바의 문학지 '노비 미르'에 기고하려 했지만 거부당했다. 대신 1957년에 이탈리
아어로 첫 출판을 했다.

1958년 노벨문학상 수상이 결정됐다. 파스테르나크는 수상자 발표 이틀 뒤 소감을 이렇
게 표명했다.

너무나 고맙고, 감동적이고, 자랑스럽고, 놀랐고,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또 이틀 뒤, 파스테르나크는 입장을 바꿔 이런 서한을 보냈다.
제가 속한 사회의 수여하는 이 상의 의미를 곰곰이 생각하고 수상을 사양할 수밖에 없
으니 제 결정에 노여워하지 마시기를...

소련은 파스테르나크를 지속적으로 압박했고, 결국 파스테르나크는 울며 겨자먹기 식으
로 거절한 것이다. 뿐만아니라 파스테르나크는 소련작가동맹의 명단에서 아예 제명되
었고 국외로 아예 추방당할 위기에 처했다.
파스테르나크는 니키타 흐루쇼프에게 "조국을 떠난다는 것은 저에게 죽음을 의미합니다"
라는 말로 간곡히 청원하여 겨우 망명만은 면한 채, 나날이 악화되어 가는 폐암과 심장
병을 안고 모스크바 외곽 페레델키노에서 쓸쓸히 죽어갔다.

1988년 금서(禁書)였던 닥터 지바고가 소련에서 출판됨으로써 파스테르나크의 명예가 복
권되면서, 받지 못했던 노벨문학상은 1989년 파스테르나크의 장남이자 문학연구가인 예
프게니 보리소비치 파스테르나크가 대리수상했다.
예프게니는 "아버지는 이 상을 생각지도 않았는데 괜한 고통만 안겨주었다"며 제법 의미
심장한 소감을 전했다.

여담으로 닥터 지바고를 닥터 지바고라고 번역한 것은 정말 잘한 일이다. 왜냐하면 러시
아에선 닥터와 의사가 다른 뜻인데, 닥터는 군의관을 뜻하며, 의사는 врач(브라치)라
는 표현이 따로 있기에 의사 지바고가 아니라 닥터 지바고가 맞는 것이다. 소설을 읽다
보면 지바고의 행동이 이상한 부분이 바로, 지바고 본인이 군의관임을 확실히 하기 위해
작가가 일부러 더 표가나게 써놓았다.

-출처: 나무위키 '닥터 지바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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