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3. 28.
[예화] 산 사람 죽이기
[예화] 산 사람 죽이기
월남 이상재 선생이 YMCA 총무로 있을 때 신흥우와 함께
강연 차 지방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전주에서 강연을 하게
되었는데 신흥우가 먼저 등단하여 월남 선생을 소개하였다.
“우리들은 이미 돌아가신 명사들만 존경하고,
숭상하고, 찬양할 것이 아니라 현재 생존해있는 위인을
더 존경하고 아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여기 앉아 계신 월남 선생 같은 분이 바로 그
러한 인물입니다”
강연회가 끝나고 숙소로 돌아온 이상재 선생은 화가 난 표
정으로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었다.
궁금해진 신흥우가 “선생님 무엇이 잘못되었습니까?”라고
묻자 월남 선생은
“예끼, 이 사람. 사람을 앉혀놓고 죽인단 말인가”
라며 호통을 쳤다. 위대한 인물은 죽은 후에 만들어지고 받
들어지는 법인데 뒤에다 앉혀놓은 채 위인이라 떠들어댔으니
자신을 죽인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뜻이었다.
“예, 알겠습니다. 다시는 그런 일이 없도록 하겠습니다”
라며 신흥우는 용서를 빌었다고 한다.
종교도 정치도 학문도 산 사람을 숭배하거나 떠받드는 것은
사람과 역사를 위해 불행한 일이다. 바로 보고, 바로 평가
하는 풍토가 자리잡아야 한다.
-최용우 예화모음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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