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7.
[예화] 달리는 기쁨
[예화] 달리는 기쁨
작은 시골 학교가 있었다. 겨울철이면 그 학교는 항아리처럼 배가
불룩한 구식 석탄 난로에 불을 지펴 교실 난방을 해결했다.
날마다 한 어린 소년이 맨 먼저 등교해서 교사와 다른 학생들이 오기
전에 난로를 지펴 교실을 따뜻하게 만들었다.
어느 날 아침, 교사와 학생들이 등교해서 보니 학교가 불길에 휩싸여
있었다. 불타는 교실 안에는 그 어린 소년이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
었다. 사람들은 서둘러 소년을 밖으로 끌어냈다.
소년은 살아날 가망이 희박해 보였다.
하체 부위가 끔찍한 화상을 입어 형체를 알아보기 힘들 정도였다.
사람들은 곧바로 소년을 근처의 시립 병원으로 옮겼다.
심한 화상을 입은 채 희미한 의식으로 병원 침대에 누워 있던 어린
소년은 의사가 엄마에게 하는 말을 들었다.
의사는 말했다.
불길이 소년의 하반신을 온통 망가뜨렸기 때문에
살아날 가능성이 거의 없으 며, 어쩌면 이
상태에선 그것이 최선의 선택일지도 모른다고.
소년은 죽고 싶지 않았다. 꼭 살아나겠다고 소년은 굳게 마음을 먹
었다. 아무튼 의사에게 큰 놀라움을 선사하며 소년은 죽지 않고 소생
했다.
위험한 고비를 일단 넘겼을 때 소년은 또다시 의사가 엄마에게 하는
얘기를 들었다.
의사는 말했다.
하반신의 신경과 근육들이 화상으로 다 파괴되었기 때문에 소년을 위
해선 차라리 죽는 편이 더 나을 뻔했으며, 이제 하체 부위를 전혀 쓸 수
없으니 평생을 휠체어에서 불구자로 지내야만 한다고.
소년은 다시금 마음을 굳게 먹었다.
결코 불구자가 되지 않기로... 언젠가는 다시 정상적으로 걸으리라고
소년은 결심했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허리 아래쪽에는 운동 신경이 하나도 살아남아 있
지 않았다. 가느다란 두 다리가 힘없이 매달려 있을 뿐이었다.
마침내 소년은 퇴원을 했다.
엄마가 날마다 소년의 다리에 마사지를 해 주었다. 아무 느낌, 아무
감각, 아무 반응이 없었다.
하지만 다시 걷고야 말겠다는 소년의 의지는 전보다 더 강해졌다.
소년은 침대에 누워 있지 않으면 좁은 휄체어에 갇혀 지내야한 했다.
어느 햇빛이 맑은 날 아침, 엄마는 신선한 공기를 마시게 해 주려고
소년을 휄체어에 태워 앞마당으로 나갔다.
소년은 엄마가 집 안으로 들어간 틈을 타 휄체어에서 몸을 던져 마당의
잔디 밭에 엎드렀다. 그러고는 다리를 잡아끌면서 두 팔의 힘으로 잔디
밭을 가로질러 기어가기 시 작했다.
마당가에 세워진 흰색 담장까지 기어간 소년은 온 힘을 다해 담장의
말뚝을 붙들고 일어섰다. 그런 다음 말뚝에서 말뚝으로 담장을 따라
무감각한 다리를 옮기기 시작했다.
꼭 다시 걷겠다는 소년의 강한 의지를 꺾을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소년은 날마다 그 일을 반복했다.
마침내는 담장 밑을 따라 잔디밭 위에 햐얀 길이 생겨날 정도였다.
자신의 두 다리에 생명을 불어넣는 일만큼 중요한 것이 소년에게는 없
었다.
날마다 반복되는 마사지와 소년의 강한 의지, 흔들림 없는 결심 덕분에
마침내 소년은 혼자 힘으로 일어설 수 있게 되었다.
그 다음엔 더듬거리며 발을 옮겨 놓을 수 있게 되었고, 그 다음에는 혼자
힘으로 걸을 수 있게 되었으며, 그리고 그 다음에는 달릴 수 있게 되었다.
소년은 다시 걸어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그 다음에는 달려서 학교를 다니기 시작했다. 소년은 달리는 것에서 오는
순수한 기쁨 때문에 끝없이 달리고 또 달렸다. 훗날 대학에 들어간 소년
은 육상부에 소속되었다.
더 훗날, 한때는 살아날 가망성이 희박했으며 결코 걸을 수 없고 결코 뛰
어다닐 희망이 없었던, 불굴의 의지를 가진 이 사람 글렌 커닝햄 박사는
매디슨 스퀘어 가든에서 벌어진 1마일 달리기 경기에서 세계 신기록을
달성하며 결승선을 통과했다.
버트 더빈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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