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0. 13.
[예화] 황금부처
[예화] 황금부처
1988년 가을, 나는 아내 조지아와 함께 홍콩에서 열리는 자기 개발 세미나에
참석해 달라는 초대를 받았다. 그때까지 한번도 극동 지역을 여행할 기회가 없
었던 터라, 세미나를 마친 우리는 여행을 연장하기로 결정하고 태국으로 향했다.
방콕에 도착해서 우리는 그 도시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불교 사원들을 구경하
러 시내 관광길에 올랐다. 그날 조지아와 나는 통역자와 운전사를 대동하고 수
많은 사원들을 방문했지만 모두가 엇비슷한 모습이어서 그다지 기억에 남는 것
이 많지 않았다.
그러나 한 군데의 사원은 우리의 가슴 속에 지울 수 없는 인상을 남겼다. 그
곳은 '황금 부처의 사원' 이라고 널리 알려진 곳이었다.
사원 자체는 아주 작아서 넓이가 사방 10미터도 채 되지 않는 곳이었다. 그러
나 막상 사원 안으로 들어간 우리는 높이가 4, 5미터에 달하는 거대한 황금 불
상에 완전히 압도되었다. 그 무게만 해도 2, 5톤이 넘었고, 미국 화폐로 1억 9천
6백만달러에 해당하는 값어치를 지닌 불상이었다. 정말 장엄하기 이를 데 없는
불상이었다. 부드럽지만 위엄 있는 인상의 황금부처가 우리를 내려다보며 미소
짓고 있었다.
우리는 사진을 찍고 불상에 대해 감탄사를 연발하면서 남들이 하듯이 이곳저
곳 사원 안을 구경했다.
그때 나는 우연히 한 유리상자 안에 두께 20센티미터와 폭 30센티미터 정도의
커다란 진흙 조각이 보관되어 있는 걸 발견했다. 유리상가 옆에는 타자 글씨로
이 장엄한 예술품의 역사에 대한 설명문이 적혀 있었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았
다.
1957년에 일단의 승려들이 자신들의 사원에 모셔진 점토로 만든 불상을 새로
운 장소로 옮기고자 했다. 방콕을 통과하는 고속도로 공사 때문에 사원의 위치
를 옮겨야 했던 것이다.
크레인을 동원해서 그 거대한 불상을 들어올리는 순간, 엄청난 무게로 인해
불상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게다가 비까지 내리기 시작했다. 신성한 불상이 부
서질까 염려한 사원의 최고참 승려는 불상을 다시 바닥으로 내려놓으라고 지시
하고는 비에 젖지 않도록 큰 방수천을 씌워 놓았다.
그날 저녁 늦게 승려는 불상을 점검하러 갔다. 그는 불상이 비에 젖지 않는지
살피기 위해 방수천을 젖히고서 안에다 플래시를 비췄다. 그런데 플래시 불빛이
불상의 금이 간 지점을 비추자 희미한 빛이 반사되어 나오는 것이었다. 이상하
게 여긴 주지승은 그 반사광을 자세히 살펴보았다. 아무래도 불상내부에 무엇인
가 들어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승려는 사원에서 끌과 망치를 가져다가 점토를 파헤치기 시작했다. 점토층을
걷어 낼수록 안에서 새어나오는 빛이 더 밝아지고 더 강렬해졌다. 여러 시간의
작업 끝에 마침내 그는 황금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불상 앞에 마주 서게 되었다.
역사가들의 해석에 따르면 이 승려가 황금 불상을 발견하기 수백 년 전에 버
마(현재의 미얀마) 군대가 태국(당시에는 시암 왕조)을 침략한 적이 있었다. 시
암 왕조의 승려들은 나라가 위태로운 걸 깨닫고 자신들이 소중히 여기는 황금
불상에 진흙을 입히기 시작했다. 버마 군대에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였다. 불행히
도 버마 군대는 그 시암 왕조의 승려들을 한 명도 남김없이 모두 학살했으며,
그 결과 황금 불상의 비밀은 영원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다가 1957년에야 우연히
세상에 밝혀지게 된 것이다.
케세이 퍼시픽 항공사의 여객기를 타고 미국으로 돌아오면서 나는 혼자 깊은
생각에 잠겼다.
'우리 모두는 진흙 불상과 같다. 우리는 두려움 때문에 온갖 딱딱한 점토로
우리 자신을 감추고 있다. 그러나 우리들 각자의 내부에는 황금 부처, 황금 그리
스도, 즉 황금으로 만들어진 본질이 숨어 있으며, 그것이 바로 우리들 자신의 진
정한 모습이다. 삶을 살아가면서 어는 순간부턴가, 두 살과 아홉 살 사이의 그
어느 순간부턴가 우리는 우리의 황금 본질, 우리의 본래 모습을 진흙으로 감추
기 시작한다. 끌과 망치로 그것을 걷어 낸 그 승려처럼 이제 우리가 할 일은 다
시금 우리의 진덩한 본질을 되찾는 일이다. '
잭 캔필드
-영혼을 위한 닭고기 수프: 잭 캔필드.마크 빅터 한센
류시화 역 도서출판 푸른숲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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