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6.

[예화] 세사람 죽인 복숭아 두개




[예화] 세사람 죽인 복숭아 두개


 제나라의 안영은 춘추시대를 대표하는 뛰어난 정치가였다.

당시 사치한 제나라의 풍습을 검소하고 소박한 것으로 바꾸려고 노력했던 인물이었다. 논어의
`공야장(公冶長)` 편에서는 공자(孔子)가 그를 일러 `남과 잘 사귀어 오래되어도 남을 잘
공경하였다` 고 칭찬하는 기록이 나올 정도였다.

그러나 안영은 뛰어난 정치가이면서 또한 꾀가 많은 지략가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가 얼마나
술수에 능한 인물인가를 나타내 보이는 일화가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다.

당시 제나라의 임금인 경공(景公)에게는 세 무사가 곁에 있어 호위를 맡아보고 있었다. 그런데
이 무사들은 임금의 신임과 백성들의 존경으로 날이 갈수록 안하무인이 돼 제멋대로 행동했다.

그들을 그냥 두어서는 큰 화근이 되겠다 싶어 안영은 경공에게 그들을 제거할 것을 권유했다.
경공도 그 제안에는 찬성했지만 그들의 힘이 워낙 강성해 제어하는 과정에서 난동을 부릴 것이
두려워 망설이고 있었다. 그러자 안영이 묘한 꾀를 냈다.

즉 세 명의 무사에게 복숭아 두 개를 하사하고는 서로 공을 따져 보아 그 중 공이 많은 두
사람이 한 개씩 나눠 먹도록 어명을 내린 것이었다. 그러자 세 무사는 서로 자기의 공이 훨씬 더
많다고 다투다가 결국은 세 사람 모두 죽어버리고 말았다.

일이 이렇게 되고 보면 꾀를 낸 안영이 뛰어난 인물인지, 아니면 한갓 과일에 불과한 복숭아를
가지고 결국 목숨을 잃은 세 무사가 어리석다고 할지 모를 일이다.

어쨌든 `복숭아 두 개로 세 사람을 죽인다` 는 `이도살삼사(二桃殺三士)` 란 성어는 여기에서
태어났으며 이는 곧 교묘한 꾀로 손 하나 대지 않고 상대방을 자멸시키는 일을 비유하는 말인
것이다.

-발췌원본 : 최인호(작가)의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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