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17.

[사후세계] 내몸을 떠난 정신은 존재하는가? -통속의 뇌


[사후세계] 내몸을 떠난 정신은 존재하는가? -통속의 뇌






1. 구두수선공 왕

옛날 옛적에 한 잘 생긴 왕이 통치하는 왕국이 있었다. 그 왕은 젊은 시절을 굉장함
모험과 여행으로 보낸 사람이었다. 어느 날 아침 시종들이 보통 때와 다름없이 그를
 깨우러 침실에 들어갔는데 무언가 좀 이상하였다.

그들 눈앞에 있는 사람은 분명 왕 같았는데 그는 보통 때와 같이 거만한 표정을 짓지
않고 오히려 무엇인가에 놀란 사람처럼 넋을 잃은 채 시무룩하게 신발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시종들이 아침 인사를 올렸으나 그는 평상시처럼 거만하게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오
히려 간청하듯이 지금 이곳이 어디이며 그대들은 누구이며 이 모든 아름다운 옷과 신
발은 또 어찌된 영문인지 물어 오는 것이다.

시종들로부터 그곳은 궁전이고 자신들은 왕의 시종들이며 그 옷과 신발은 왕의 것이
라는 대답을 들은 그는, 자신도 어찌된 영문으로 이곳에 와 있는지 모르겠지만 일단
왕을 만나 뵙고 상황을 말씀드리고자 하니 자신을 그 분께 데려다 달라고 시종들에게
부탁하는 것이었다.

시종들이 너무나 당황하여 어찌할 바를 모르는 중, 한 용감한 시종이 나서서
 "당신이 바로 왕이십니다"라고 대답하였다.

그는 펄쩍 뛰면서 벽에 걸린 왕의 초상화를 가리키며 말하기를
"저 분이 바로 제가 가끔 길에서 뵈온 적이 있는 왕이십니다"라고 하였다.

그는 이어서 말하기를 자신은 도시의 저 쪽 끝에 살고 있는 구두 수선공이며 지금쯤
이미 수선 일을 시작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드디어 이야기는 절정에 다다라 시종 가운데 하나가 그에게 거울을 가져와 거울에 비친
그의 얼굴을 보여주었다. 그는 미친 듯이 울부짖으며 어제까지 자신은 다른 몸을 갖고 있
었다고 호소하며, 지난 밤 늦게까지 신발을 고치면서 졸음을 쫓기 위해 엄지 손가락을
꼭꼭 찔렀다고 하소연하는 것이다.

시종들은 그 즉시 의사를 부르러 갔는데, 의사가 미처 도착하기도 전에 궐문 밖에서는
큰 소동이 벌어지고 있었다. 아마 구두 수선공 인듯한데, 그는 아침에 일어난 것 같았다.

분명 외양은 구두 수선공인데, 그는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이 지저분한 집에서 당장 궁
전으로 돌아가겠다고 한바탕 소란을 피웠던 모양이었다.

구두 수선공의 마누라는 남편을 향해 제 정신이 아니라고 야단쳤으나 별 소용이 없었다.
그는 고함을 지르며 말하기를, 자신은 이 나라의 왕이며 그 따위 말버릇으로 자신에게
말하는 여자가 누구인지 용서할 수 없으며 자신은 유괴 당한 것이 분명하다고 하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궁전으로 향했고 구두 수선공의 마누라는 이를 말리며 쫓아왔다. 그가
 궐문 앞에 도착했을 때 문지기들이 그를 막았다. 하지만 그가 문지기들의 이름을 부르
며 알아 보는 데는 그들도 당황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들은 구두 수선공으로 보이는 사람을 왕의 시종들에게 보냈다. 그 사람은 그때까지
왕의 침실에서 어찌할 바를 모르던 시종들에게 왕의 지난 모험담에 관한 모든 것을 다
기억해 보였다. 그는 자신이 그 모든 것을 단지 기억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바로 자신이
그 모험을 행한 왕임을 주장했다.

그는 시종들에게 예우를 갖추어 대하도록 요구했으며, 그 방에 있는 외양이 왕인 사기꾼
을 당장 궁궐 밖으로 내쫓도록 명령하였다.



-T.페넬름 저 이순성 역 / 사후세계의 철학적 분석 / 서광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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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자와 거지'란 동화와 비슷한 이야기인데, 만약 구두수선공인 왕 몸의 사람이
왕궁이 맘에 들어 자신이 왕임을 자처한다면? 상황은 묘해 질 것이다. 그는 차
츰 왕궁생활에 익숙해지면서, 능력적으로는 딸리지만, 나름의 처세를 개발하여
왕 행세를 계속할 지도 모른다. 그럼 그는 진짜 왕인가? 적어도 신하와 그 주변
인물들은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2. 브라운슨

브 라운과 로빈슨 두 사람어 뇌종양 수술을 받았고, 이 두 사람의 뇌 가 모두 꺼내졌다

그러나 수술의 마지막 단계에서 조수가 부주의하게 브라운의 뇌룰 로빈슨의 머리에
그리고 로빈슨의 뇌룰 브라운의 머리에 집어 넣었다. 이중 한 사람은 곧 죽었으나 로빈슨
의 욱체와 브라운의 뇌룰 가진 다른 사람은 마침내 의식울 희복하 였'다, 이 후자를 “브라
운슨”이라고 무르자'  의식올 희복하자 브라운슨은 자신의 모습을 보고 대단히 놀랐다.

그리고 나서 브라운의 육체룰 보고는 “저기 누워 있는 것이 냐다” 라고 믿을 수 없다는 듯
이 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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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티는 슈메이커의 '브라운슨(로빈슨의 몸 안에 있는 브라운의 뇌)'의 예를 인용하면
서, "플라멩코 춤에 대한 브라운슨의 열정은 뚱뚱하고 둔감한 로빈슨의 몸 안에서
불편함 없이 표현될 수 있겠는가? 또한 로빈슨의 몸이 과도한 아드레날린 분비로 고통
받는다고 가정할 때, 브라운슨의 성품들은 신경질 적이 되지 않을까?"를 묻는다.

유사하게, 프로축구 선수의 성품이 어떻게 다리의 관절염을 앓는 할머니의 몸 안에서
예화될 수 있는가? 또한 아름다운 몸에 대한 발레리나의 동경심이 난폭한 경주자의 몸
안에서 어떻게 예화될 수 있는가?....






3. 통속의 뇌-퍼트남의 가설

어떤 사람의 두뇌가 육체에서 분리되어 두뇌를 계속 살아 움직이게 해 줄 영양분이 가
득 담긴 통 속에 옮겨졌다고 하자.

신경조직은 그대로 초과학적  컴퓨터에 연결되어 이 컴퓨터가 그 사람에게 모든 것이
완벽히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환각을 일으키도록 한다고 하자.

사람들, 사물들, 하늘 등이 모두 있어 보이지만 그 사람이 경험하는 모든 것은 컴퓨터
에서 신경세포로 이루어지는 전자자극의 결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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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 물리주의자들은 물리주의를 표방하지만 두뇌(=마음)을 몸과 분리할 수 있는 실체로
보는 점에서 데카르트적 이원론을 따르며, 두뇌의 다운로드를 통하여 경험적이고 유한
한 몸의 초월을 꿈꾸는 점에서 초월적 자아론과 유사하며, 두뇌만으로 모든 것을 경험
하고 일체의 세계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유아론/유심론과 같다.
-앞의 책. 77쪽.



[인격과 존재]

인격 [ Person ]



1) 심리학에서는 여러 가지 다양한 정신 현상을 통일하고, 동시에 시간 속에서도 지속
적으로 통일되어 있으며, 자아인 인식을 유지하는 개체를 말한다.

2) 윤리학에서는 개개의 경험에 의한 그때 그때의 의식의 연속이 아니라, 자아로서 통
일성을 갖고, 자기 결정적인 것으로서 자율적인 의지를 갖는 것이다.

칸트의 윤리학은 인격의 자율성을 강조하고, 의지의 자유를 주장하는 동시에, 이러한
인격이 인간을 인간되게 만들고, 동물이나 사물(이들을 그는 Sache라 부른다.)과 구
별짓는 특징이라고 하였다.
[네이버 지식백과] 인격 [Person] (철학사전, 2009., 중원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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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희의 책에서 본 인격개념]

□ 보에시우스는 '인격 person'을 이성적, 합리적, 지성적 본성을 가진 개별적 실체'로
정의한다. 여기서 인격의 개념은 이미 다른 인격의 존재를 함축한다.

□ 도덕적 법적 사화적 주체로 이해되는 인격의 개념은 사회공동체의 공적 신분 확
인을 전제로 하는데, 이것이 바로 동일한 인격의 기준이다.

□ 나는 철학자이자 딸의 엄마다. 그것이 나의 중요한 속성이기는 하지만 그것을 상실한
다고 더이상 내가 아니라는 의미의 본질적 속성은 될 수 없다.

□ 인격은 개별자를 이해하는 하나의 방식이지, 개별자와 구별되는 또다른 실체는 아니다.

□ 기억이나 심리적 속성은 신체에 의존하지 않는 한 동일성의 기준이 되지 못한다.
*로크에 의하면 구두수선공의 몸에 왕자의 영혼이 들어간 경우 자신은 왕자라고 생각할
것이나 사람들은 그를 구두수선공으로 여길 것이다.



□ 참된 기억은 기억자의 신체의 존재를 함축한다. -월리암스
즉 참된 기억은 그 사건 당시의 기억자의 신체의 존재를 함축하는 반면, 단순한 기억 주장
들은 신체의 존재를 함축하지않는다. 그리하여 신체적 기준없이는 참으로 기억하는 것과
단지 기억한다고 생각되는 것을 구분할 수 없다.

□ 윌리암스가 제기한 황제, 농부의 신체전이문제점
황제의 몸은 농부의 근심스런 미심쩍음을 표현할 수 없는 그런 얼굴 표정을 가질 것이고,
농부의 얼굴은 황제의 까다로운 거만함이 드러나는 어떤 표정도 갖지 못할 것이다.
또 목소리의 어감이나 몸짓, 분위기에서도 마찬가지다. 즉 황제와 농부의 인격과 신체를
각각 분리하여 서로 바꾸는 일은 성공할 수 없다.

□ 우리는 신체를 언급하지 않고는 한 개인의 개별적인 다수 인격들의 존재를 기술할수도
개별화 할수도 없다.

□ 자신의 주관적 의식만으로 동일성의 기준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한 데카르트는 사고적
환상일 뿐이다. 동일성의 기준은 의식이 아니라 신체다. 그것도 유일한 공적신체.

□ 책임주체의 신분확인을 위해서는 개별화와 재확인의 2가지가 필요하다. 즉 한 인격을
다른 인격과 구별할 수 있고, 또한 시간이 경과했는데도 그 인격을 같은 존재로 재확인 할
수 있으면, 그 경우만 책임 주체의 신분확인이 이루어진다. 그러한 개별화와 재확인은 수
적으로 유일한 몸을 통해 이뤄진다.



□ 인격의 신체성으로 인해 비로서 인격은 사회적이고 관계적인 행위자의 역할을 담당하는
공동체에 속할 수 있다.

□ 신체-두뇌-의식의 통합된 인간관의 핵심.
신체를 초월하거나 몸과 분리된 두뇌(혹은 정신)은 독립적 실체가 되지 못한다. 두뇌는 몸의
일부이며 신체와 통합적으로 기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즉 도덕 주체로서 인격들의 세계는
개별자들의 세계인 것이다.

□ 신분확인이 이뤄질 수없는 존재들에게는 책임을 귀속 시킬수 없고, 그러므로 도덕적 책
임 주체로서 인격이라 하기도 어렵다.
여기서 주의. 모든 속성에서 동일한 것은 오직 수적으로 하나인 경우다. 진정한 의미의 동일
성은 수적 동일성이다. 쌍동이 경우, 존래적 개별화가 불가능하다 해도 그들의 몸이 차지하는
고유한 물리적 공간이나 위치를 통해 개별화가 이뤄진다.



□ 우리는 몸을 통해 독립적 인격이 되는 동시에 다른 인격을 확인하고 인정하게 된다. 이런
의미로 물리적 공간에 위치하는 개별적 몸은 인격의 구성요소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기억상실의 경우를 드는데, 이것은 몸은 동일하지만 심리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발생하였으므로 동일 인격이 아니라는 반론이다.
몸은 동일하지만 대부분의 심리적 속성을 상실하거나 급격한 변화가 발생한 경우 동일한 인
격이라고 볼 수 없으므로 , 신체적 기준보다 심리적 기준이 동일한 인격의 기준이라는 반론
에 대해 나는 답한다.

우리가 기억상실자에 대해 이해하는 바에 따르면 사실 기억 동일론보다는 신체 동일론을
전제로 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만일 기억 상실자의 신체적 동일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그에 대하여 기억을 '상실'했다고 기술하거나 기억이 '회복'되기를 기대하는 것조차 무의미
하다.
만일 기억동일론자의 주장처럼 그가 동일성을 상실하고 이미 다른 인격이 되어버렸다면, 기
억이 상실된 이후의 존재는 그 이전의 존재와  별개의 인격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그에게는 상실된 것도 회복되어야 할 것도 없다. 그리고 왜 상실된 기억이 회복되기를 기대
해야 하는지도 분명치 않다. 몸을 통한 개별자 동일성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기억이나 심리적
속성의 기준만으로는 이런 사실을 설명할 수가 없다.

□ 인격은 칸트가 말하는 '보편자'가 아닌 '개별자'로 존재해야 한다. 그래야 신원 확인이 가능
하며 도덕적 책임을 질 수 있으므로 이다. 이것이 주체성의 근거다.

□ 기억은 실재로 일어난 일에 대한 것이어야하며 그렇지 않을 경우 참된 기억이 아니다. '통
속의 뇌'의 기억은 신체의 경험이 아니므로 개별화 될 수 없다. 기억한다는 생각은 심리적
확신만으로는 참된 기억이란 것을 보증할 수는 없다. 여기서 참된 기억을 보장하는 근거는
기억자의 몸이 기억되는 사건의 행위 당시의 몸과 동일하다는 것에 있다.

□ 알리바이를 설정하는 논점. '내 몸이 그곳에 없었다'는 것은 '나는 그것을 하지 않았다'는
것을 밝히기에 충분하다.

□ 어떤 이가 의식주체라는 개념을 갖고 있다면 그는 반드시 자신 이외의 다른 주체들의 존
재를 인정해야 한다. 즉 자신이 많은 주체들 중 하나라는 것을 인정해야한다.

-김선희: 사이버시대의 인격과 몸 중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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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혼의 뒤바뀜 이론은 허구이며 억지논리임이 여기서 드러난다. 그리고 두뇌만의
생존 역시 허구라는 점도 밝혀진다. 즉 우리의 몸과 마음은 분리될 수 없고, 하나의
양면성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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