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성어] 2인자는 위험하다 - 토사구팽 兎死狗烹
토끼 토 죽을 사 개 구 삶을 팽
고사성어로 원래는 교토사양구팽(狡兎死良狗烹)의 준말이다.
'사냥할려는 토끼가 죽으면 토끼를 사냥할 때 썼던 사냥개도 삶아먹는다'
는 뜻으로, 필요할 땐 이용할 만큼 이용해먹고 난 뒤 필요가 없어지면 야
박하게 버린다는 뜻이다.
간단하게 뒷글자 팽만 따서 팽하다. 팽당하다라고 사용하기도 한다.
□ 유래
果若人言 狡兎死良狗烹 飛鳥盡良弓藏 敵國破謀臣亡 天下已定 我固當烹.
과연 사람들의 말과 같도다. 교활한 토끼가 죽고 나면 좋은 사냥개도 삶
아지며, 높이 나는 새가 다 잡히고 나면 좋은 활도 광에 들어가며, 적국이
타파되면 꾀 많은 신하도 망한다.
천하가 평정되었으니 나도 마땅히 팽당함이로다.
- <사기> 회음후열전
유방이 한신을 죽인 데에서 유래한 걸로 잘못 알고 있는 사람이 많은데,
사실 그보다 훨씬 이전에 춘추시대 월나라의 군사인 범려의 말(사기 :
월왕구천세가)에서 유래한 것이다.
이 말이 전해져 "토끼를 다 잡으면 사냥개를 삶는다."라는 한국 속담도 만
들어졌다.
당시 오를 멸망시킨 월왕 구천은 고생할 때는 함께 고락을 나누지만 자신
이 부귀해질 때면 교만해져 모든 것을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성격이기 때
문에, 구천이 범려 자신을 포함한 공신들을 죽일 것이라 미리 예측한 범려
가 문종에게 관직에서 물러나자고 권한 것에서 나온 말이다.
과연 그 말이 맞아서 문종은 자결해야 하는 위기에 몰렸지만 그 때 가서
깨달은들 소용 없었다.
□ 유명한 토사구팽
한고제는 토사구팽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으며, 한신, 팽월이 숙청당했다.
영포는 아니다. 영포는 먼저 반란을 일으켰다가 토벌당했다.
명 태조 주원장도 피비린내나는 토사구팽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심지어 1년
에 3만명의 권신들과 그 일가족까지 죽여버리기도 했다. 그러나 정작 가장
위협적이던 자기 넷째아들을 놔뒀다가, 결국 숙부가 황제인 조카를 쳐바르는
상황이 일어났다.
어찌보면 가장 이상적인 토사구팽을 보여준 인물은 송 태조 조광윤과 후한
세조 광무제다.
조광윤은 황제의 위에 오른 후 개국공신들을 불러서 술판을 벌이던 도중 술
한잔 하다가 갑자기 한숨을 쉬면서 나는 술먹고 뻗어있는거 너희들이 황제
옷을 입혀줘서 이렇게 황제도 됐다만, 너희들은 또 너희 부하한테 어디서
용포 하나 구해서 걸칠 수도 있겠구나.
공신들이 술이 확깨서 '아니 폐하 어째서 그런 무서운 말씀을 하십니까.' 라며
바싹 엎드리니까 조광윤은 계속 술을 마시며 인생 뭐 있어? 어차피 황제 할
생각 없으면 고향 내려가서 명예직이나 하며 부유하게 살다가 애들이나 키우
면서 편안하게 죽으면 되는거지.
니들도 그렇게 할래?
그 자리에서 누가 뭐라고 하겠는가. 다들 모든 실권을 내놓고 정말로 고향 내려
가서 명예직이나 하며 부유하게 살다가 애들이나 키우면서 편안하게 살다가 갔다.
당 말기부터 오대십국시대 내내 중국대륙을 혼돈으로 몰아넣은 절도사들의 병권
을 너무나 간단하게 수거한 사건이라서 과장이 섞인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지만
어쨌든 송의 개국공신들을 살해하지 않고 간단히 숙청한 것은 사실이다.
***
조광윤은 후주로부터 선양 받을 때 술에 취해 진중에서 자고 있는 동안 자기
동생인 조광의가 장군들을 선동해서 황제의 옷을 걸치게 하고 바로 쿠데타를
일으키는 방식으로 송을 세웠다.
조선 태종 이방원은 공신과 외척들을 아주 평등하게 토사구팽했다. 이숙번, 이거이
등의 공신들은 귀양보내기도 하고 죽이기도 하고, 외척인 자신의 처남들은 4명 모
두 도륙해 버린다. 심지어는 아들인 세종에게 양위하고 상왕이 된 뒤에도 세종의
처가인 청송 심씨 가문을 박살 내버렸다.(…) 덕분에 후계자인 세종에게는 매우 바람
직한 통치여건이 마련되었으니, 이것 참(…)
사실 이 말이 널리 쓰이지는 않았으나, 정치가 김재순[7선국회의원. 국회의장]이 자
신을 은퇴시킨 김영삼을 겨냥해 사용하면서 한 시대를 풍미하는 경구가 되었다.
김재순은 3공화국 시절 유정회 출신으로 이후 전두환, 노태우 시절에도 민정당 소속
으로 정치 경력을 이어왔으나, 특유의 친화력으로 김영삼을 비롯한 많은 야당 인사
들과도 교분이 있었고, 이후 3당 합당을 통해 여당으로 들어온 김영삼을 지원하여
그가 대통령이 되는데 크게 공헌했다. 그러나 이후 김영삼이 자신을 비롯한 구 민정
계를 숙청하자 "토사구팽"이라는 말을 남기고 정계 은퇴 후 하와이로 이민했다. 30년
우정도 권력 앞에서는 필요없다는 사실을 보여준 것.
대한민국도 다르지 않아서 위의 김영삼 외에 박정희도 집권후에 중앙정보부장을 하
면서 무소부위의 권력을 휘두르던 김형욱, 이후락 등을 내쳤다. 김형욱은 이에 배반
감을 느끼고 해외로 도피하여 반박정희 활동을 했다. 또한 김재규가 극단적으로 박
정희를 배신한 이유도 바로 얼마전 실종된 전임 중정부장 김형욱의 운명을 보고 회
의를 느껴서 그랬다고도 한다.
춘추전국시대 진나라의 명장 왕전은 초나라를 공격하면서 일부러 전쟁에 이기고 돌
아오면 넓은 논밭과 화려한 저택을 달라고 계속 졸라댔는데, 의심이 많은 진시황의
성격을 간파하여 "그저 재물과 노후의 편안한 생활에만 욕심을 부리고 정치에 큰
뜻은 없는 늙은이"로 보이려는 의도였다고 한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소모한 시간도
엄청났고 요구한 병력도 많은 터라, 만약 왕전이 마음 돌려먹고 진시황을 공격하면
위화도 회군마냥 쿠데타가 가능할 정도였기에 의심 안하는게 이상할 정도.
니콜로 마키아벨리는 저서 '로마사 논고' 1권 제 29장과 30장에서 토사구팽의 구체적
사례와 원인, 대상자가 이를 피하는 방법을 다뤄 일종의 '토사구팽 가이드'를 썼다.
군주정의 경우 군주의 시기심과 역모에 대한 불안감, 공화정의 경우 쿠데타에 대한
우려가 토사구팽의 원인이라고 보았고 이런 토사구팽을 피하기 위해서는 어정쩡
하게 굴지 말고 공을 세우자마자 권력을 내려놓고 군주에게 엎드리거나, 아니면 아
예 군주가 손대지 못하도록 권신이 되는 것이 좋다고 권하고 있다.
정답은 없다... 결국 주군의 성격에 따라 처리법은 그때그때 다른 것이며, 필요할 땐
외국으로 망명하거나, 아예 반란을 일으켜 주는것이 답일 수도 있다. 성공하는 경
우는 더 말할것 없고, 실패하더라도 반역하다가 죽임을 당한 것이니, 토사구팽은 아니다.
이솝 우화에 이와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 말을 타고 싸우던 병사가 전쟁이 끝나니 말을
군마처럼 키우지 않고 밭을 갈고 나귀가 주는 먹이만 주면서 나귀처럼 키우다가, 다시
전쟁이 생겨 그 말을 타고 가다 나귀처럼 변해버린 말 때문에 제대로 싸우지도 못하고
죽는다는 내용.
-발췌출처: 나무위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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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판 토사구팽, 곰에게서 구해준 개 잡아먹은 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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