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5. 11.

[예화] 얄미운 돼지 저금통






[예화] 얄미운 돼지 저금통



"누가 내 돼지 저금통에서 동전 꺼내 갔어?"

회사에서 퇴근한 남편이 저금통 동전 입구의 칼자국을 보
고 화를 냈다.

"미안해요. 오후에 병원에 가려고 하는데
 동전이 하나도 없잖아. 오백 원밖에 안 꺼내 갔어요.
 어차피 이런 건 급할 때 한 번씩 꺼내 쓰라고 있는 거잖아요."

하지만 남편은 웃는 내 얼굴이 무안할 정도로 정색을 하며 말했다.
"그 돈 다시 여기 채워 놔, 한 번만 더 그러면 정말 화낼 거야."

나는 몹시 기분이 나빴다. 다른 일도 아니고 병원에 가려고 동전
 몇 개 꺼낸 것에 그렇게 무안을 주다니...,

그 뒤부터 나는 남편이 안 볼 때마다 얄미운 돼지 저금통을 발로
슬쩍 걷어차거나 집어 던지곤 했다. 그 동안 남편은 부지런히 저
금통을 채워 갔다.

그런데 작년, 둘째 수현이를 낳고 얼마 지나지 않은 내 생일날 아
침이었다.

아침 준비를 하려고 부엌에 나갔는데 그 말썽 돼지 저금통이 싱
크대 위에 올려져 있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그 옆에는 남편의 쪽
지가 놓여져 있었다.

"사랑하는 정아야, 생일 정말 축하해.
그리고 예쁜 공주님을 낳아 줘서 너무 고맙다.
나 그 동안 이 돼지 키운다고 너와 석형이에게 미움
많이 받았어. 섭섭했지?
하지만 그건 내 진심이 아니었다는 거 알지?
 많지는 않지만 이걸로 늘 갖고 싶어 하던 부츠 사 신어.
-사랑하는 남편이."

순간 출산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몸으로 생일날 먹을 미역국을 직접
 끊어야 한다는 사실에 섭섭했던 내 마음이 봄눈 녹듯 스르르 녹아
버렸다.

나는 그 동안 구박했던 그 돼지 저금통을 가슴에 꼭 품었다. 그의
사랑이 가슴속 깊이 따뜻하게 전해져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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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모두가 가난했던 시절의 이야기로 보인다.
우리도 사랑하는 아내/남편을 위해 죄그만 선물 저금통을
채웁시다요^^ -연우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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