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9.
[공포괴담] 수조 속의 인어
[공포괴담] 수조 속의 인어
그 남자의 형편이야 항상 궁색했지만, 무슨 일이 그렇게 괴로웠는지, 그날은 정
말 미친 듯이 술을 퍼마셨다.
필름이 끊길 정도로 술을 마신 남자는 대충 비틀거리다가, 그만 도랑으로 굴러
떨어져 하수구 옆에서 잠시 잠이든 것 같았다.
잠이 깼을 때, 남자는 그만 깜짝 놀랐다. 하수구에는 놀랍게도 아름다운 인어
가 있었던 것이다.
하수구의 구정물 때문에 몸은 좀 더러워져 있었고, 아무 말도 없이 그저 가만
히 갸냘픈 몸으로 누워 있을 뿐이었다. 하지만 분명히 남자가 본 것은 그 무엇보
다 아름다운 인어였다.
남자는 그 인어의 사랑스러운 얼굴에서 도무지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남자는 허
겁지겁 인어를 짊어지고 집으로 들어왔다.
남자는 커다란 수조에 물을 받아 인어를 집어 넣었다. 인어는 수조의 물이 출렁
이는 것에 따라서 부드럽게 몸을 움직이며 헤엄쳤다.
인어는 항상 슬픈 눈빛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
남자는 자신이 인어를 진심으로 사랑하고 있음을 깨달았다. 남자는 그날로 직장
도 잊고 - 어차피 변변한 직장이 있지도 않았지만 - 식음도 전폐한 채, 오직 수조
속의 인어만을 하염없이 바라 보았다.
남자는 사랑하는 인어가 잘못될까봐 걱정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인어가 있는
것을 알면,
언론과 구경꾼들이 몰려들어 시끄러워질 것이고, 과학자들이 인어를 잡아가 실
험을 하거나 해부를 하려 할지도 몰랐다. 남자는 상상만해도 가슴이 무너져 내
리는 것 같았다.
남자의 눈에 그 연약해 보이는 인어는 세상 그 무엇보다도 자신이 나서서 보호해
주어야만 하는 것으로 보였다.
남자는 아름다운 인어를 보면서 하루에도 몇번씩 아무도 해를 끼치지 못하게 하
겠다고 맹세했다.
하지만, 남자는 점점 초조해져 갔다. 자꾸만 누군가 자기 집 주변을 맴돌며 인
어를 노리고 있는 듯 했기 때문이다. 남자는 점점 불안해져서 잠도 자지 못하게
되었다. 인어가 누군가에게 해코지 당하는 것을 생각하면 겁이나 미칠 것만 같
았다.
그러는 가운데, 인어의 다리 한켠에 왜인지 조그마한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다.
그 상처는 퍼런 멍처럼 변했고, 조금씩 커져가면서 점점 심해지기 시작했다.
남자는 온갖 수단을 다해서 상쳐를 치료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인어의 상처는
점점 깊어만 갔다.
인어는 언제나 아무 변화 없이 항상 슬픈 표정 그대로 묵묵히 남자를 바라 보
며 수조 안을 헤엄칠 뿐이었다. 그러나, 마침내, 상처는 겉잡을 수 없이 커지고,
상처에서는 부스럼 같은 것이나, 벌레가 생기는 것 같기도 하였다.
상처가 심해질 수록, 남자가 보기에는 점점 더 집 주변에서 인어를 노리는 사람
들은 많아지는 것 같았다. 남자는 수조 속의 인어가 안타까워 견딜 수가 없었다.
내가 남자를 발견한 것은 사건이 발생한지 8일째 되던 날이었다. 동료 형사들
과 함께 남자의 집에 들이닥쳤을 때, 남자는 몹시 쇠약해진 수척한 모습으로, 정
신이 나간듯 오직 수조만을 멍하니 바라보고 있었다. 수조 속에는 남자 아내의
시체가 둥둥떠다니고 있었다.
자신의 아내를 살해해 하수도에 버렸던 남자는 그렇게 체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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