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세예화] 아버지의 발자국
옛날 어느 마을에 술주정뱅이 가 살았다.
어느 겨울 추운 날에 평소와 다름없이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눈 쌓인 거리
를 헤매고 있었다. 그때 누가 그의 팔을 잡아끌었다.
뒤돌아보니 어린 아들이 근심 어린 표정으로 쳐다보고 있었다. 아버지는
자식에게 부끄러운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아 아들에게 집으로 돌아가라
고 소리질렀다. 하지만 아들은 계속 아버지의 뒤를 따라왔고 아버지는
이를 무시한 채 어느 술집으로 들어가 문을 닫아버렸다.
얼마 후 아들이 걱정 되여 문을 열고 밖을 내다보니 눈 위에는 자신의 발
자국만 남아 있을 뿐 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아버지는 왜 아들의 발자국이 없을까?
궁금해하며 밖으로 나와 보니 문 옆에 쭈그리고 앉아 있는 아들의 모습을
발견하였다. 아들은 눈 위에 찍힌 아버지의 발자국을 그대로 밟고 따라온
것을 알고 순간 아버지는 깨 닳았다.
아!, 자식은 발자국조차도 아비를 그대로 따르는구나!
아버지는 그제서야 자신이 얼마나 부끄러운 아버지였는지를 느 낄 수 있었
고, 그날 이후 결코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아들에게 자신이 걸어온 삶의
길을 그대로 따르게 할 수는 없었기 때문 이였다.
부모들의 말과 행동은 자식의 기억 속에 눈 위의 발자국처럼 고스란히 새겨
지는 것이다. 발자국은 눈이 녹으면 살아지지만 기억에 새겨진 흔적은 아무
리 세월이 지나고 계절이 바뀌어도 절대 지워지지 않는다.
우리는지난날의 모든 행동을 돌아보고 나는 오늘 아이들의 기억 속에 어떤
발자국을 남겨 놓았는가? 많은 것을 생각해본다.
어떤 사람들은 우리의 인생에 왔다가 금방 가 버린다. 반면에 어떤 사람들
은 잠시 동안 머물면서 우리의 가슴에 발자국을 새겨 놓는다. 그러면 우리
는 결코 전과 같지 않은 사람이 된다.
- 작자 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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