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9. 5.

[행복예화] 희망의 상인




[행복예화] 희망의 상인



 미국의 어느 시립병원 이야기다. 낡은 창고를 개조해서 만든 그 병원 2층 특별병실에 
죽을을 앞둔 중환자 7명이 누워 있었다. 

병실에는 창이 하나밖에 없다. 그 창가의 침대는 지미라는 결핵 말기환자의 자리였다. 
언제부터인가 그는 창 밖에 보이는 경치를 다른 환자들에게 매일같이 알려주곤 했다.

『오늘은 어린이들이 소풍가는 날인가 보다. 알록달록한 색깔의 가방을 
어깨에 맨 아이도 있고 즐거운 듯이 손에 돈 가방을 흔들어 보이는 아
이도 있다. 어, 저 여자 애는 빨간 모자를 쓰고 있는데 여간 귀엽지가 
않구나. 애들이 짝지어 손을 잡고 껑충껑충 뛰니까 아마 선생님이 그러
지 말라고 야단치는 모양이야. 
어이구, 나비 한 마리가 한 어린애 머리 위에서 춤을 추는구나.』 

이렇게 생생하게 바깥 이야기를 알려주는 지미의 얘기를 들으면서 환자들은 뭔지 
르게 마음이 흐뭇해져 잠시나마 아픔을 잊곤 했다. 지미가 어쩌면 얘기를 꾸며내고 있
는지도 모르겠다고 의심하는 환자도 있기는 했다. 그러나 매일같이 지미로부터 창 밖
의 얘기를 들을 때가 어쩌면 다시는 병원 밖으로 나가지 못할 처지의 환자들에게는 가
장 즐거운 시간이었다.
 
봄이 지나고 여름이 가고 가을이 지나 추운 겨울을 맞은 어느날 아침에 환자들이 잠에서
깨었을 때 지미의 침대는 비어 있었다. 그러자 톰이라는 환자가 버럭 소리를 지르면서
간호사를 불렀다. 
『오늘부터 내가 창가에서 잘테니까 내 침대를 지미 자리로 옮겨주오.』
 창밖을 내다볼 수 있는 그 곳은 아무나 차지할 수 있는 게 아니라 차례가 있었다. 톰은 그
차례를 무시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나 워낙 그의 성품이 거칠기 때문에 아무도 감히 반대를 
할 수가 없었다. 톰은 창가로 「이사」가면서 다른 환자들에게 호기있게 말했다.

 “난 지미처럼 창 밖의 경치를 너희들에게 알려주지 않겠다.”
 
톰은 창가로 옮겨 눕자마자 창 밖으로 눈을 돌렸다. 그러나 아무리 눈을 비벼봐도 지미가
얘기하던 그 아름답던 풍경은 볼 수가 없었다. 그저 낡아빠진 창고의 검게 그을린 벽돌담
뿐이었다. 

순간적으로 그는 그동안 자기를 감쪽같이 속여온 지미가 괘씸한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 창 밖을 내다보지 못하는 환자들을 위해 왜 지미가 매일같이 거짓말을 해왔는가를
짐작하게 되었다. 지미는 다른 환자들이 죽는 날까지 희망을 잃지 않고 삶에의 의지를 가질 
수 있도록 일부러 보이지도 않는 바깥풍경을 그토록 아름답게 꾸며대며 들려주어 왔던 것
이다.

톰은 한참동안 넋을 잃고 멍하니 어두운 창 밖을 바라보기만 했다. 그는 새삼스레 지미의
고마움에 뭔가 거칠었던 자기 마음 속의 독기가 사라지는 것을 느낄 수가 있었다. 그는 다
른 환자들을 향해 말했다. 

『난 너희 녀석들에게는 절대로 바깥 풍경을 말하지 않으려 했는데 나
혼자 재미보기에는 너무 아까운 생각이 들어서 말해주는거다. 간 밤에 
눈이 내렸는지 온통 은세계가 되어 있다. 저기 신나게 눈싸움을 하는 
애들이 있고, 이 창 바로 밑에서는 열심히 조막손들이 눈사람을 만들고
 있는 중이다.』 

이렇게 말하자 어쩐지 환자들의 얼굴에 생기가 감도는 것도 같았다. 톰은 더욱 신이 나서 
애들의 뛰노는 모습을 꾸며 나갔다.
 
이 얘기를 어디까지 믿느냐 하는 것은 중요한 것이 아니다. 문제는 사람들이 아름다운 꿈과
희망을 잃지 않는다면 얼마든지 삶의 어려운 고비를 이겨나갈 수 있다는 교훈을 찾아내기만
 하면 된다. 그러기에 나폴레옹은 『리더는 희망의 상인』이라고까지 말했다. 

-발췌출처 : 예화모음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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